[주간政談<하>] 황상무, '언론인 회칼 테러' 파문…총체적 난국 '용산'
한동훈, 영등포 찾아 '경부선 철도 지하화' 공약
한미 외교장관 회담, 오는 18일 오찬 회담 형식으로 개최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대통령실 수석, '언론인 회칼테러' 언급...티타임 취소는 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발언이 논란이야.
-지난 14일 MBC 기자를 앞에 두고 "MBC는 잘 들어"라면서 '군 정보사 오홍근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어. 황 수석이 언급했다는 사건은 1988년 월간지에 군사정권 비판 칼럼을 연재하던 오홍근 기자가 군 정보사 군인들에 의해 허벅지를 찔린 테러였어. MBC는 '민간인 해외 순방' '대통령 비속어 논란' 등을 보도해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데 그런 MBC를 콕 짚어 발언한 건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와. 해석에 따라 '잘못하면 테러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거야.
-출입 기자들은 황 수석의 발언 자체에 대해선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야. 하지만 해당 발언을 보도했어야 했냐는 점에선 의견이 엇갈렸어.
-이날 발언은 출입기자들과의 점심 자리에서 나온 건데, 식사 자리에서 나온 발언들은 출입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참고하고, 통상적으론 보도하진 않잖아. 황 수석도 비보도를 전제하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어. 반면 선을 넘은 발언이었다면 공개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예전 교육부 고위 관료의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망언도 출입기자와의 저녁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었어. MBC 측은 해당 발언이 공적인 보도 가치와 알 권리가 있다고 판단해 공개한 것으로 보여.
-황 수석은 또 같은 자리에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배후가 있다고 의심이 생길 순 있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어. 황 수석이 오찬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던 그 시각, 윤석열 대통령은 전남을 찾아 민생토론회를 열고 "전남에 정이 많다", "전남에서 앞으로 민생토론회를 여러 차례 계속 개최할 것"이라면서 호남홀대론으로 싸늘해진 민심을 다독이고 있었어. 전남 숙원 사업인 '전남 국립 의과대학 신설'에 대해서도 "어느 대학에 할지 정해주면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는데 '실언 논란'이 터진 거야. 여권에선 김건희 여사 논란, 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에 이어 대통령실 고위 참모 실언까지 '용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야.
-황 수석 발언 보도 이후 대통령실 분위기도 조금 달라졌어. 그동안 출입기자 편의를 위해 매일 아침 대통령실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당일 일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는 티타임을 가졌는데, 보도 다음 날인 15일 별다른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티타임이 취소됐어. 일각에선 티타임을 통해 기자들이 취재 편의를 얻고 있었는데 잠시 중단하면서, '황 수석 발언' 보도를 했던 MBC 측을 향해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어. 일주일간 티타임을 하지 않을 거란 얘기도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최종적으로 다음 주 월요일부터 티타임을 재개한다고 해. 하지만 대통령실 내 어수선한 분위기는 여전해 보여.
◆'철도 공약 힘드네'…한동훈, 허리 숙이고도 '싱글벙글'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영등포구를 방문했을 땐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다면서?
-응. 한 위원장은 지난 12일 김영주 후보(영등포갑 의원)·박용찬 후보(영등포을)와 함께 영등포역을 방문했어. 여기서 경부선 철도 지하화를 영등포역에서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지. 영등포의 숙원사업인데, 지난 수년간 하지 못한 걸 집권여당으로서 반드시 해내겠다, 그런 얘기였어.
-그런데 왜 당황스러웠다는 거야?
-발표 장소 때문이었어. 영등포역 옥상 주차장의 한 구석진 공간에서 했거든. 여기를 가려면 주차장을 가로질러 높이가 1m 정도 되는 영등포 고가 아래를 지나야 해. 당시 참석자들이 당황한 표정이었어. 취재진도 허리를 90도로 굽혀 통과해야 했어. 힘든 신음이 절로 나더라고(웃음). 그런데도 한 위원장은 김 후보의 손을 꼭 쥐고 고가 밑을 지나갔어. 힘들었을 법도 한데, 웃으면서 말이야.
-다른 장소도 많을 텐데 왜 거기서 한 거야?
-철도가 내려다보이는 곳을 찾은 것 같아. 또 주차장이다 보니 차가 안 다니는 곳이어야 했고. 장소 섭외하느라 공보국에서도 고생했을 것 같아. 시장이나 광장과 다른 곳이라서 그런지 새로웠어.
◆한미 외교장관 서울서 회담…워싱턴서 만난 지 19일 만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다음 주 서울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기로 했다며?
-맞아.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각) 블링컨 장관이 이날 밤 오스트리아 빈으로 출국해 67차 유엔 마약위원회 고위급 세션에 참석한 뒤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어. 한국은 오는 18~20일 서울에서 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인데 블링컨 장관도 여기 참석할 거거든.
-블링컨 장관은 오는 17일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기지로 입국할 것으로 알려졌어.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18일 월요일 오찬 회담 형식으로 개최될 예정이라고 해. 블링컨 장관이 한국에 오는 건 지난해 11월 이후 약 4개월 만이야. 그땐 박진 전 장관과 만났었지.
-회담에선 어떤 내용이 오갈 예정이야?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4일 정례브리핑에서 " 이번 회담에서는 자유·인권·법치 등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 간의 민주주의 협력 방안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 한반도 지역 및 글로벌 정세 등 상호 공통 관심사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어. 밀러 대변인도 "블링컨 장관은 서울에 있는 동안 다양한 범주의 역내, 세계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조 장관과 다른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고 70년 이상 흔들리지 않은 한미동맹의 힘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어.
-블링컨 장관은 방한 후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등을 만날 거래. 한미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인지 주목되는 이유야.
-한미 양국 장관이 자주 만나는 느낌인데?
-조 장관은 지난 1월 임명된 후 주요국 카운터파트 중 가장 먼저 블링컨 장관과 통화했어. 양국 장관끼리 만남도 최근 한 달 사이 두 번이나 이뤄졌어. 지난달 22일(현지시간)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진행했고, 같은달 28일엔 워싱턴DC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열었지. 오는 18일에 다시 만나면 조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19일 만에 또 양자회담을 하는 거야. 임 대변인은 "양 장관 간의 긴밀한 관계와 한미 동맹의 강력한 위상과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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