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최한나]독불장군 리더는 구식? 핵심은 리더십의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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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리더들이 토로한 고민에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 기억에 남는다.
보다 다채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적 범위를 넓혀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니틴 노리아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겸손하며 섬세하게 소통하는 리더가 맡은 조직이 더 잘 운영된다는 일반론을 부인하기는 어렵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이 필요한 몇몇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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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리더상’이 달라진 지 꽤 됐다. ‘나를 따르라’며 앞장서는 독불장군형 리더보다는 친근하게 다가오며 활발하게 소통하는 리더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미국 비영리연구소 코퀄의 창립자인 실비아 휼렛에 따르면 ‘임원의 존재감’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조사해 보니 2012년 상위권에 있던 고학력이나 단호함이 2022년에는 사라졌고, 그 대신 포용성과 타인에 대한 존중, 진정성이 새롭게 올라왔다.
이런 변화는 기업 성과와도 무관하지 않다. 벨기에 연구진이 전 세계 리더 800명과 그들의 동료 및 부하 직원 7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리더의 카리스마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단점이 장점을 넘어서는 현상이 나타났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는 부하 직원들과 함께 적절한 방식으로 수행해야 하는 일상적 업무에 상대적으로 무능했고 이는 협업이나 사내 소통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식 노동의 가치가 커지면서 정보를 처리하고 공유하는 방식이 좀 더 정교해질 필요가 확대된 데다 조직 내 인력의 다양화로 문화적, 세대적 경계를 넘나드는 탄력적 상호 작용이 중요해진 데 따른 결과다. 그러면서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며 나만 구식 리더십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가 불안해하는 리더도 늘었다.
변화를 모색하고 개선 방안을 찾는 것은 좋지만 기억해야 할 점은 리더십이 향해 가야 할 어떤 지점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것이다. 보다 다채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적 범위를 넓혀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니틴 노리아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겸손하며 섬세하게 소통하는 리더가 맡은 조직이 더 잘 운영된다는 일반론을 부인하기는 어렵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이 필요한 몇몇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창업 초기 스타트업이다. 이제 막 발을 뗀 스타트업은 투자자와 직원, 고객, 공급업체 등 관련 이해 관계자들이 모두 엄청난 불확실성을 떠안고 있는 상태다. 이때 리더의 단호함과 통제력은 모두가 기꺼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신뢰를 형성한다. 노리아 교수가 소개하는 또 다른 예는 파산 위기에 처해 회생을 꾀해야 하는 상태의 기업이다. 기존 관행을 과감히 깨고 조직 안에 절박함과 변화의 필요성을 불어넣어야 할 때 리더의 카리스마는 빛을 발한다.
따라서 리더는 ‘○○ 리더십’에 얽매여 그것과의 괴리를 고민하기보다는 리더십의 범위와 깊이를 확장하는 데 힘써야 한다. 그 범위와 깊이가 충분히 포괄적일 때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조직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다.
최한나 HBR Korea 편집장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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