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뛰어넘은 액수에 모두가 놀랐다…삼성, 공장 증설로 미국에 화답하나
불어난 건설비용·추가 투자로
‘경쟁자’ TSMC보다 더 받아내
美 투자 추진중인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에 패키징 공장 예상
미국 상무부가 밝힌 반도체 생산지원금 기준은 프로젝트 자본지출의 5~15%로 삼성전자가 테일러 공장에 최대 250억 달러(약 33조2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음을 가정해도 최대 수급액은 37억5000만달러(약 5조원) 수준에 그친다.
일각에서 삼성전자가 받게 될 보조금이 70억달러(약 9조3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조금 규모는 당초 예상의 2배에 육박한다.
블룸버그 보도에 대해 삼성전자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정부와의 협상에 정통한 정부·산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예상을 넘는 수준의 보조금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이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불어난 공장 건설비용을 보조금 산정에 반영했을 뿐 아니라 테일러 공장 부지에 추가적인 팹(fab·반도체 생산시설) 건설 계획을 제시하면서 보조금 증액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 정부가 중국과 인접한 동맹국 한국의 기업이라는 삼성전자의 전략적 가치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텍사스 주정부의 세금감면 등 지원을 위해 중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제출했었다. 당시 투자계획에는 2034년부터 텍사스주에 11곳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는 중장기 목표가 담겨있다. 이 투자 계획은 구체적인 투자라기보다는 잠재적 투자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지만, 삼성전자의 장기적 구상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보조금이 테일러 공장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볼 때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테일러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실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팹 1개를 건설하는 데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공장 신설은 긴 기간을 두고 추진하곤 한다”며 “중장기적인 투자계획을 반영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년 여에 걸친 미국 정부와의 보조금 협상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우선 반도체 보조금 수급시 중국 내 생산시설 투자에 제한을 가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과 관련해서는 10년간 5% 이상 생산능력을 확장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패키징 공장을 각각 운영중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사활이 걸린 협상이었다.
작년 9월 가드레일 조항 협상은 결론이 났지만, 보조금 규모를 두고 또다시 의견차가 있었다. 당초 미국 정부가 예상보다 적은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려 하자 증액을 요청하는 논의를 진행해온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이 미국 기업인 인텔을 시작으로 TSMC와 삼성전자에 순차적으로 지급될 것으로 전망한다.
보조금을 발판으로 삼성전자는 ‘테크의 본고장’ 미국에서 진검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TSMC·인텔과 함께 파운드리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상태다.
이에 앞서 블룸버그는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른 보조금으로 50억 달러(약 6조60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바 있다. 미국 기업인 인텔은 100억 달러(약 13조30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주에 소규모 공장을 운영해왔던 대만 TSMC는 400억 달러(약 53조1000억원)를 투입해 애리조나에 첨단 반도체 공장 2개를 짓고 있다. 다만 공장 완공 시점은 숙련 노동자 부족·보조금 지급 지연 등을 이유로 1~2년 늦춰진 상태다.
인텔은 현재 미국내에 애리조나 챈들러, 뉴멕시코 리오랜초, 오레곤 힐스보로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오하이오 콜럼버스시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중에 있다. 인텔은 이 프로젝트에 200억달러(약 26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애리조나 챈들러에도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2개의 공장이 건설중에 있다.
미국에 패키징 공장 건설을 추진중인 SK하이닉스도 미국 투자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가 150억 달러(약 19조9000억원)을 투입해 공장을 건설할 지역으로 미국 인디애나주를 낙점했다는 파이낸셜타임즈(FT) 보도도 있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투자를 확정하는 시점을 결정할 때 미국 대선 시기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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