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달러’의 커플링, ‘전기+비트코인’으로 넘어간다?

정진수 2024. 3. 15.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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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원화마켓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섰다.

현재 세계 경제 질서가 필수원자재인 석유와 그에 대한 독점적 결제권을 가진 달러의 커플링이 만들어낸 '페트로달러' 시대라면, 향후에는 탈석유화와 엄청난 양의 테라바이트 전기 사용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기와 비트코인의 커플링인 일렉트로비트(ElectroBit)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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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미래/김창익/클라우드나인/2만원

지난 11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원화마켓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섰다. 사람들의 관심은 ‘추가 상승’ 여부. 개미 투자자들은 또다시 비트코인 열차에 올라타며 ‘폭등’을 외치고 있다.

과연 비트코인은 미래 화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수많은 개미 투자자를 울리고 사라질 거품이 될 것인가. 이는 비트코인이 등장한 이후 15년째 반복되고 있는 질문이다.
김창익/클라우드나인/2만원
지난 25년간 경제신문 기자로 일한 저자가 펴낸 신간 ‘비트코인의 미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거시경제의 흐름 속에서 ‘달러 패권’의 역사와 그 한계를 분석하며 비트코인이 가질 위상을 조망한다.

책은 기축 통화 지위 변화의 역사로 문을 열며, 책의 절반 이상을 ‘달러 패권’ 얘기에 할애한다. 제1,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파운드화에서 미국 달러화로 ‘패권’이 넘어간 것은 금융세력이 선택한 결과였고, 달러는 1971년 미국의 일방적인 금 태환 중단 선언에 잠시 휘청였으나 ‘오일쇼크’를 기회로 달러가 ‘석유보관증서’의 위상을 가지면서 패권을 유지하게 됐다. 2003년 이라크 전쟁도 실상은 석유전쟁이 아니라 독일·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로화의 도전에 대한 ‘화폐전쟁’이었다. 그러나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비트코인’의 탄생과 이런 ‘페트로달러’시대에 균열을 일으켰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비트코인은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상장·거래 승인 이후 단숨에 1억원을 돌파했다.

책의 4∼5부는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전망을 다룬다. 책이 비트코인 목표가를 제시하거나 투자 방법이나 투자 권유를 위한 책은 아니지만, 저자가 어느 쪽에 베팅했다고 묻는다면 결론은 ‘상승’이다.

현재 세계 경제 질서가 필수원자재인 석유와 그에 대한 독점적 결제권을 가진 달러의 커플링이 만들어낸 ‘페트로달러’ 시대라면, 향후에는 탈석유화와 엄청난 양의 테라바이트 전기 사용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기와 비트코인의 커플링인 일렉트로비트(ElectroBit)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여기서 주요 키워드는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다. 그렇기에 올해 나올 또 다른 변수는 미국 대선이다. 달러 패권에 대한 믿음을 가졌지만, 지극히 현실주의자인 트럼프가 비트코인 투자자 증가에 따라 어떤 식으로 입장을 바꿀지가 비트코인의 미래를 바꿀 또 하나의 열쇠라는 것이다.

저자는 “비트코인을 이해하려면 그것을 새로운 화폐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비트코인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비트코인 자체뿐이다. 우리는 비트코인이 몰고 올 일들을 그냥 현상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 과거의 틀을 적용하는 건 오히려 방해될 가능성이 크다. 주류 경제학자들이 대부분 비트코인을 무시하거나 비방하는 건 틀에 박힌 사고 때문”(236쪽)이라고 지적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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