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李 “살 만하면 2번 찍든지, 쉬시라”… 정치 지도자가 할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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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거친 입'이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자고 나면 쏟아져 나오는 정치인들 막말에 국민이 느끼는 자괴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라지만 정치인의 말이 품격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이기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후진적 정치풍토와 극단적인 증오의 정치가 막말의 토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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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후보 잇단 공천 배제 계기로
막말 정치 근절하고 정책경쟁해야
당 후보들의 거친 입을 앞장서 자제시켜야 할 공당의 대표가 오히려 편가르기성 발언이나 일삼아야 되겠는가.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고 투표는 국민의 신성한 권리다. 소중한 한표 행사를 독려하기는커녕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으면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기가 막힌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60,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는 발언으로 민심이반을 불렀던 상황을 떠오르게 한다. 이쯤 되면 그의 편가르기나 말 뒤집기, 남 탓 발언을 실수로만 치부하기 어려워 보인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만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자고 나면 쏟아져 나오는 정치인들 막말에 국민이 느끼는 자괴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민주당 정봉주 후보는 ‘DMZ 목함지뢰 목발 경품’ 막말 논란 이후 거짓사과 의혹까지 겹치면서 공천에서 배제됐고, 국민의힘 도태우 후보는 2019년 ‘5·18 민주화 운동 폄훼논란’으로 낙마했다. 서울시민 교양수준과 대학생 책값 폄훼 발언 등 과거 막말이 불거진 장예찬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공천 재검토도 논의 중이라고 한다. 개혁신당도 성폭행에 빗대 위안부 소녀상을 비판한 충남 서천·보령의 이기원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여야가 공천 과정에서 막말을 일삼은 인사들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결과다. 애초 ‘증오발언’을 공천 배제 기준으로 내세우지 않았던가. 뒤늦게라도 공천 배제를 막말 근절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여론의 비판에 못 이겨 문제성 인사들을 공천 배제하면서도 부실한 공천관리 시스템에 대해 정치권이 사과 한마디 없는 건 무책임하다.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말은 그 사람의 인격과 품격을 투영한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라지만 정치인의 말이 품격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이기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후진적 정치풍토와 극단적인 증오의 정치가 막말의 토양이 되고 있다. 선거전이 본격화하면 상대방을 헐뜯는 혐오성 발언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게 분명하다. 저질 막말 정치는 우리 사회에 극심한 정치혐오와 갈등만 초래할 뿐이다. 꼬리자르기식 공천 배제로 국민의 성난 민심이 수그러들 것이라고 생각했다가는 오산이다. 정치권은 갈등과 국론분열을 조장하는 상습적 막말 정치인은 준엄한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선거 경쟁은 거친 입이 아니라 정책으로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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