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北인권 공론화와 함께 할 일

홍주형 2024. 3. 15. 22: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4년은 북한 인권과 관련된 국제적인 공론화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시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자신의 치적 쌓기에만 급급하고 인권 문제에는 관심이 없었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기, 비핵화 협상을 위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네이밍 앤드 셰이밍'(공개적으로 거론해 망신주기)을 피했던 문재인정부 시기를 지나 간만에 맞은 북한 인권 국제 공론화의 전성기인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4년은 북한 인권과 관련된 국제적인 공론화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시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북한 인권 보고서 발표 10주년이다. 이를 기념해 줄리 터너 미 북한인권특사가 지난달 연초부터 서울과 도쿄를 찾아 정부 관계자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연이어 만났다. 우리 정부는 지난 1월 중국에 대한 유엔의 보편적정례인권검토(UPR)를 계기로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한 중국의 직접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임기를 개시한 정부는 향후 북한 인권 문제를 유엔 인권이사회뿐만 아니라 안보리 의제로 다루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자신의 치적 쌓기에만 급급하고 인권 문제에는 관심이 없었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기, 비핵화 협상을 위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네이밍 앤드 셰이밍’(공개적으로 거론해 망신주기)을 피했던 문재인정부 시기를 지나 간만에 맞은 북한 인권 국제 공론화의 전성기인 것이다. 하지만 반기기만 하기 전에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다.
홍주형 국제부 기자
먼저, 미국 정치 변수에 따른 지속 가능성이다. 공화당 후보가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백악관에 돌아온다면 대북정책의 우선순위에 북한 인권이 낄 자리조차 없었던 4년 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를 계속 강조하겠지만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사라진 북한 인권이 지금과 같은 우선순위로 남게 될지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미국이 북한 인권에 관심이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지금 우리의 북한 인권 중시 정책이 무엇을 향하고 있느냐다. 북한 인권은 국내에서 정파적으로 소비돼 왔다. 문재인정부에서는 북한 인권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이 북한을 자극시키는 것으로 우려했다. 반면 윤석열정부의 선명한 북한 인권 중시 정책은 그 자체로는 목표가 명확하지만 ‘책임규명’(accountability)과 ‘관여’(engagement)라는 국제 인권 문제 해결의 두 가지 축을 균형적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인식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또 탈북민뿐만 아니라 보통의 북한 주민들의 장기적인 인권 문제는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당장은 해결책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고민을 놓을 수는 없다.

공론화는 북한 인권 문제 해결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 자체가 절대적 목표가 될 수는 없다. 탈북민의 국내 이송을 물밑에서 지원하는 정부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는 탈북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탈북 경로가 유출되는 것이 반갑지만은 않았다는 얘기가 들린다. 공론화의 양면적인 측면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공론화를 멈춰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공론화와 더불어 실질적으로 북한 주민과 탈북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를 위해 일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홍주형 국제부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