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우의시네마트랩] 스코세이지의 폭력과 소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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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은 주요 부문에서 '오펜하이머'가 7개, '푸어 씽스'가 4개 상을 받았다.
그 밖에 후보를 많이 낸 '바비'는 주제가상만을 받았다.
그런데 10개 부문의 후보에 오른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문'은 단 1개 부문도 수상하지 못했다.
감독상 후보에 오른 마틴 스코세이지는 82세로 최고령 후보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는데, 그의 오랜 연출자 이력에서 감독상과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상을 받은 것은 2006년 작 '더 디파티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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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세이지는 ‘앨리스는 더 이상 여기에 살지 않는다’나 ‘컬러 오브 머니’처럼 주연배우를 돋보이게 해주는 영화의 연출을 맡아서 그들이 연기상을 수상하도록 일조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그의 영화는 미국 내의 소수민족들이 생존을 위해 폭력과 범죄에 연루되는 어두운 면을 고발하는 영화들이 주조를 이루었다. 초기작인 ‘비열한 거리’와 ‘택시 드라이버’, ‘분노의 주먹’, 그리고 중기의 ‘굿펠라스’는 주로 이탈리아계 하층 계급 남성들의 처지와 좌절감, 분노를 다루었다. 이는 프랜시스 코폴라의 ‘갓 파더’가 마피아 이야기를 이탈리아계의 이민과 정착의 찬가로 바꾼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폭력과 생존에 대한 그의 관심은 이탈리아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그 이전에 이민 와서 정착하면서 선주민들에게 차별당한 아일랜드계의 경험으로 확장되어서 ‘갱스 오브 뉴욕’과 ‘아이리시맨’을 발표한다. 아쉽게도 수상하지 못한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문’은 인디언이라고 불리던 미국의 원주민들이 어떻게 백인들에게 이용당하고 살해당하는지를 다루었다. 어느 나라든 그 나라의 치부를 드러내고 비판하고 공감과 반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찍은 작가가 거장의 반열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비록 낙관주의와 승리를 다루는 영화들에 밀려서 많은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의 그런 성향 때문에 그가 미국을 대표한 작가가 된 것이고 영화팬들이 그의 영화를 명작으로 간주한다.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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