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표 있는 곳마다 ‘선심 경쟁’…각론에서 갈렸다 [이슈 집중]

김지숙,김진호,최유경 2024. 3. 1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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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총선을 앞두고 이번에도 유권자들에게 익숙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고개 숙여 인사하는 정치인들, 그리고 쏟아지는 공약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총선 10대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저출생,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책, 세대별 맞춤 공약 등입니다.

이 공약들 어디까지 믿어야할까요?

21대 국회는 공약의 절반만 지켰습니다.

대선과 지자체장 선거와는 달리 총선에선 공약 이행을 위해 어떻게 돈을 마련할지는 밝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쏟아지는 선심성 공약들 유권자들이 냉철하게 따져보셔야겠습니다.

먼저, 김지숙, 김진호 기자가 여야의 공약부터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여야 모두 저출생이 국가의 최대 위기라는 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부총리급 기구를 신설하겠다는 공통 공약을 내놨지만 해법은 달랐는데요.

먼저 국민의힘 공약입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아빠 유급 휴가를 의무화하고, 육아 휴직 급여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또, 방과후 늘봄학교를 2학기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하고 단계적으로는 전면 무상화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 초등학생때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해마다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민주당은 어떤 공약이죠?

민주당은 현금성 지원을 해법으로 내놨습니다.

먼저 신혼부부에겐 10년 만기로 1억원을 대출해줍니다.

이후 첫째를 낳으면 무이자, 둘째는 원금 절반, 셋째는 원금 전액을 감면해주기로 했습니다.

또, 둘째와 셋째를 낳으면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임대 기간이 끝나면 분양해주기로 했습니다.

편드에 다달이 10만원씩 넣어주고, '아동수당'도 지급하겠다고 했습니다.

온 국민의 관심사라 선거에서 빠지지 않는 분야죠.

부동산 공약 보겠습니다.

먼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선 공약이었던 '기본주택 100만호' 공급을 다시 내걸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도 국가가 먼저 보상 해주기로 했습니다.

도시철도 뿐 아니라 일반 철도도 지하화해 지상엔 복합시설을 짓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집권당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습니다.

굵직한 토목 사업을 약속하며 지역 개발을 원하는 표심을 공략하고 있는데요.

역시 전국 철도와 주요 고속도로 지하화를 추진합니다.

여기에 전국 주요 권역에 광역급행열차를 도입해 전국 1시간 생활권을 만든단 계획입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표심을 공략하는 공약도 내놨습니다.

국민의힘은 전기·가스 요금을 납품대금에 연동시켜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습니다.

소상공인 보증과 정책자금, 온누리상품권 발행 목표도 각각 2배로 올렸습니다.

민주당도 역시 중소기업의 전기·가스 요금과 납품대금을 연동시켜주고요.

자영업자엔 대출이자를 깎아주고, 역시 온누리상품권과 더불어 지역화폐까지 발행 규모를 늘립니다.

세대별 맞춤 공약 볼까요.

양당의 공약, 상당히 비슷합니다.

청년 세대엔 국가 장학금 지원 확대를 약속했고, 노인층을 위해선 간병비 급여화와 경로당 무료 점심 공약을 내놨습니다.

다만, 국민의힘은 서민과 중산층을 겨냥한 실버타운 공급 확대를 약속했고, 민주당은 역과 병원 근처에 어르신 전용 안심주택 1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해 차이를 보였습니다.

[앵커]

네, 이런 공약들이 다 이뤄진다면 정말 좋은 나라가 될 것 같은데 문제는 돈 입니다.

여야가 밝힌 10대 공약에만 각각 100조 원이 넘게 들 거로 추산되는데, 어떻게 이 돈을 마련할지에 대한 해법은 허술합니다.

이어서 최유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야가 총선 공약 가운데 하나로 나란히 꼽은 '철도 지하화'.

지상에 있는 철도를 지하로 옮기고, 그 위를 도심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지난 12일 : "이곳에 공원이 들어서고, 이곳에 주택이 들어서고, 이곳에 공장이 들어선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달 1일 : "이제 오히려 수익이 날 정도니까요. 적극적으로 추진할 때가 된 거 같습니다."]

문제는 막대한 공사 비용입니다.

여당은 65조 원, 야당은 80조 원 안팎을 예상하면서도, 국가 예산이 아닌 '민간 투자'와 '지상 개발 이익'만으로 해결하겠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투자 없이는 사업성 확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손기민/중앙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건설대학원장 : "경제 상황이 안 좋은 상태에서 도심이 아닌 변두리부에서는 그런 임대 수요나 분양 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에 수익률 맞추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주거 공약', '저출생 공약' 등 많게는 수십조 원이 필요한 공약들이 앞다퉈 쏟아졌습니다.

10대 공약만으로도 이미 100조 원 넘는 비용이 들 거로 추산되는데, 양당은 '세입 증가분'과 '지출 구조조정분'을 활용하겠다는 막연한 계획만 내놨습니다.

이 때문에 국회예산정책처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 공약 비용 분석을 맡아야 한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김태일/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 "독립성, 전문성, 중립성을 지닌 데서 각 정당이 지금 개발한 정책들이 정말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 건지, 돈은 얼마나 들고, 그게 실현되면 어떤 효과가 있는 건지에 대해서 정말 그거를 대신 분석해 주고..."]

여야는 이달 중 전체 총선 공약집을 발표할 계획인데, 실현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이번에도 '장밋빛 공약'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고석훈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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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기자 (jskim8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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