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 사상한 도봉구 화재 원인…70대 주민 담뱃불

‘성탄절의 악몽’ 도봉구 방학동 화재
피의자 “담배 피웠지만 담뱃불 껐다”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32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모습. 뉴시스

사상자가 32명에 달해 ‘성탄절 악몽’으로 불렸던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의 피의자 70대 남성이 약 3개월 만에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이 남성이 방에서 담배를 피운 뒤 담뱃불을 끄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15일 중실화·중과실치사상 혐의로 이 아파트 301호 거주민 70대 남성 김모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12월 25일 오전 3시쯤 방에서 담배를 피운 뒤 담뱃불을 제대로 끄지 않아 불을 낸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최초 발화지점은 김 씨가 살던 301호 작은 방으로 특정됐다. 현장 감식에서 방 안에 놓여있던 담배꽁초와 라이터도 발견됐다. 김 씨의 아내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 경찰은 김 씨가 피운 담배꽁초로 인해 불이 났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방에서 담배를 피운 것은 맞지만 담뱃불을 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성탄절 새벽 시간대 발생한 이 화재로 2명이 사망하고 3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화재 발생지점 바로 위층에 살던 박모(33) 씨는 7개월짜리 딸을 안고 뛰어내리다 머리를 크게 다쳐 사망,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10층 거주자이자 화재 최초 신고자인 임모(38) 씨는 가족을 먼저 대피시킨 뒤 불을 피하려다 아파트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