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존속 걱정할 판"…연세·경희의료원, 비상경영 돌입

백영미 기자 2024. 3. 1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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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의료원 수익 5분의 1 감소…비상 경영
전공의 비중 높은 경희대의료원도 "전시상황"
"수익 60%대로 떨어져 조만간 자금경색 우려"
[서울=뉴시스]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가운데 전공의 비중이 높은 '빅5' 병원인 세브란스병원 등을 산하에 두고 있는 연세대의료원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사진= 뉴시스DB) 2024.03.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가운데 전공의 비중이 높은 '빅5' 병원인 세브란스병원 등을 산하에 두고 있는 연세대의료원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금기창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15일 전 직원들에게 '경영 유지를 위한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경영 서신을 통해 "의료원장으로서 첫 경영 서신을 무거운 내용으로 전하게 돼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의료원은 큰 경영 위기에 있다"면서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한 산하 병원들의 진료시스템을 유지하는 것 외에도 수입의 감소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이 날로 커지고 있어 부득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함을 알리며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연세대의료원은 평소 대비 수익이 21% 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의 의대정원 정책에 따른 일련의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부족한 일손과 늘어난 환자들의 불만으로 의료 현장에서 일하고 계신 의료진들의 수고가 어느 때보다 큰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신하시는 의료진들을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다"면서 "적절한 보상과 가능한 진료현장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 의료원장은 "당장 급하지 않은 지출을 줄이며 사전에 승인된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시기와 규모 등을 한 번 더 고려해달라"면서 "세브란스를 찾는 환자들의 안전과 교직원의 안녕과 함께 이번 사태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공의 비율이 각각 40%, 30%를 웃도는 경희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을 산하에 두고 있는 경희대의료원도 전시(戰時)에 준하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경영 안정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성완 경희대학교 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은 최근 '사랑하는 경희대학교 의료원 교직원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경영 서신을 통해 "전공의와 전임의 이탈로 발생한 최근의 의료공백은 커다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아직은 교수님들과 구성원 여러분의 노력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점점 악화돼 이마저도 붕괴할 수 있다는 위험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경희대병원 전경. (사진= 뉴시스DB) 2024.01.10. photo@newsis.com.

그러면서 "한 두 달에 끝나지 않고 어쩌면 올 한 해, 향후 몇 년을 이렇게 보내야 할 수도 있고, 그에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진료 시스템을 짜야 한다는 우려의 소리도 있다"면서 "2024년도의 시작을 뒤숭숭하고 돌이키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시작하게 돼 난감하다 못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먼저 재정적인 큰 피해를 입는 곳이 전공의를 많이 보유한 대학병원을 비롯한 수련병원들"이라면서 "전체 의사 중 전공의 비율이 경희대병원은 40%가 넘고, 강동경희대병원 의대병원은 30%가 넘어 직격탄을 맞는 의료기관 중 하나"라고 했다.

또 "현재 두 의료기관은 50%이하의 병상가동률, 60%대의 수익 달성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조만간 자금 경색에 의한 문제가 발생하고 더 길어진다면 의료기관의 존속 여부를 걱정해야 할 중차대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료원장은 "우리가 가져야 할 절실한 공동의 목표는 우리들의 일터인 의료기관을 지켜내는 일"이라면서 "이를 위해 모든 업무에 있어서 서로를 배려하려고 애써달라. 평상시의 생각과 자세로는 전사의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확한 목표가 있는 조직은 가장 험난한 길에서 조차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다져진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사회적 가치를 지니며, 존경받는 병원으로 나아가는 기회로 삼자"고 독려했다.

또 "이 어두운 터널이 끝날 때 서로 수고했노라 등 두드려 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이번 사태가 조속히 정리돼 환자들과 구성원 모두가 밝게 웃으며 지낼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기원한다"고 정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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