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뇌종양 치료법 개발에 청신호
악성 뇌종양의 대명사인 교모세포종(GBM) 치료 전망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교모세포종 세포가 생성하는 두 개의 단백질을 표적으로 설계된 키메라항원수용체 T(CAR-T) 세포치료제를 처방하자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두 개의 임상시험 결과가 나란히 발표됐다. 13일(현지시간) 《네이처 의학(Nature Medicine)》과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게재된 한 쌍의 논문을 토대로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보도한 내용이다.
전체 뇌종양의 12~15%를 차지하는 교모세포종은 신경세포가 아니라 신경세포를 지지해주고 영양을 공급하는 신경교세포의 일부에 암이 생겨 확산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교모세포종은 건강한 신경세포와 뒤섞이기 때문에 외과적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확산성 종양을 형성할 수 있다.
지금까지 유일한 치료 옵션은 수술 후 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지만 이는 단기적이고 부분적 효과만 거둘 때가 많다. 그로 인해 이 뇌종양에 걸린 환자의 생존 기간은 평균 8개월에 불과하다.
CAR-T 세포치료법은 환자에게서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를 떼어낸 뒤 T세포가 암세포에 정착하도록 돕는 단백질을 분비하도록 유전자 변형을 가한다. 그런 다음 이렇게 유전자 변형이 가해진 T세포를 농축해 환자 몸에 다시 주입한다.
CAR-T 세포치료법은 주사 한 번으로도 완치율이 50%에 달해 '기적의 항암제'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백혈병 같은 혈액암 치료를 위해서만 승인된 상황이며 일반적으로 하나의 분자만을 표적물질로 삼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지난 몇 년간 과학자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위암과 폐암 그리고 교모세포종 같은 고형암을 겨냥한 CAR-T 세포치료법을 연구해왔다. 두 논문의 연구진은 교모세포종이 만드는 두 종류의 분자를 표적으로 하는 CAR-T세포를 설계함으로써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 연구를 이끈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연구진은 CAR-T세포가 교모세포종 세포에 의해 생성되는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EGFR)라고 불리는 돌연변이 형태의 단백질 형태에 붙도록 설계했다. 이 CAR-T세포는 또한 교모세포종 세포에 의해 생성되는 돌연변이가 발생하지 않은 EGFR에 달라붙는 항체를 분비했다. 그 결과 돌연변이가 발생한 EGFR과 돌연변이가 발생하지 않은 EGFR을 발현하는 암세포에 대해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는 CAR-T 치료법이 탄생했다.
연구진은 교모세포종을 앓고 있는 성인 3명에게 이들 CAR-T세포를 주입했다. 세 명 모두 한동안 종양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후 재발했다. 그러나 그중 한 남성은 6개월 이상 반응이 지속됐다.
《네이처 의학》 연구를 주도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페렐만 의대 연구진은 EGFR과 함께 '인터루킨-13 수용체 알파 2'라고 불리는 또 다른 교모세포종 생성 단백질을 동시에 겨냥한 CAR-T세포를 개발했다. 6명의 교모세포종 환자에게 이를 주입한 결과 모두 종양이 감소하는 것이 관찰됐다.
참가자 1명의 교모세포종은 한 달 내 다시 자라기 시작한 반면 또 다른 1명은 7개월 동안 종양이 자라는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나머지 4명의 참가자 중 한 명은 중간에 임상시험을 포기했고, 나머지 3명은 6개월의 관찰기간 동안 종양 크기가 다시 자라지 않았다.
두 가지 임상시험 모두 소규모 1상이었고 한때 줄어들었던 종양이 다시 자라나는 경우가 관찰됐다는 점에서 희비가 교차한 면이 있다. 하지만 교모세포종이 줄어드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여전히 희망적이다.
두 논문을 검토한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의 스네하 라마크리슈나 교수(소아종양학)는 "교모세포종의 크기는 확산된 모양 때문에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종양 크기의 명백한 변화 또한 CAR-T세포를 뇌에 주입한 뒤 생긴 염증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치료 전후의 뇌종양의 크기 변화가 뚜렷한 점이 인상적이며 특히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진의 경우 종양 RNA 측정한 수치를 봤을 때 종양이 정말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여러 표적을 갖는 CAR-T세포를 구축하면 암세포가 치료법에 저항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장기간 지속되는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 많은 경험이 쌓이면 환자에게 맞춤형 CAR-T세포를 만드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처 의학》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4-02893-z)에서,《뉴잉글랜드의학저널》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ejm.org/doi/10.1056/NEJMoa231439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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