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서울에 온 메이저리그
2019년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전통의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축구 종가’ 영국의 런던에서 맞붙었다.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이 유럽에서 치러진 건 최초였다. 축구팀 홈구장인 런던 스타디움이 23일간 공사 끝에 부채꼴 야구장으로 바뀌었다. 야구가 낯선 영국 관중을 위해 자원봉사자 700명이 투입돼 좌석을 안내하고 야구 규칙을 설명했다. 전광판에도 R, H, E 같은 약자 대신 Runs(득점), Hits(안타), Errors(실책) 등 본래 낱말을 썼다.
▶당시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야구가 고향 영국으로 돌아간다’고 전했다. 야구가 15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스툴볼’에서 파생됐다는 역사학자들 의견을 강조하며 새로운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019년 열린 2연전에 약 12만명, 4년 뒤 다시 열린 ‘런던 시리즈’에 약 11만 관중이 몰렸다. 영국 매체는 “위대한 미국 스포츠가 마침내 런던을 침공했다”고 전했고,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우리 미래가 유럽에 있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개막전 ‘서울 시리즈’를 앞두고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단이 15일 입국했다.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리는 건 처음이다. 메이저리그는 1996년 멕시코에서 처음 해외 시리즈를 치렀고, 일본 도쿄돔에선 5차례 경기를 열었다. ‘야구의 세계화’를 위해 시차와 장거리 이동을 감수한다. 소수 국가에서만 인기 있는 야구는 미국 내에서도 시청률과 관중 감소, 젊은층 이탈이 두드러지자 세계화를 활로로 삼았다.
▶마이클 조던 은퇴, 선수 노조 파업 등으로 한때 침체했던 미 프로농구(NBA)도 지난 20여 년 동안 세계화에 힘썼다. 그 결과 올 시즌 약 200국 팬들이 50개 넘는 언어로 NBA 경기를 시청하게 됐다. 시즌 개막 기준 등록 선수 중 미국 외 국가 출신은 40국 125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세르비아, 그리스 출신 등이 맹활약하면서 출신 국가에서 농구 인기가 높아졌다. 미 프로풋볼(NFL)도 영국, 멕시코 등에 이어 2022년 독일 뮌헨에서 수퍼 스타 톰 브래디를 앞세워 정규 리그 경기를 치렀다.
▶이번 서울 시리즈에는 나흘간 10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24억원을 들여 고척 스카이돔을 업그레이드했다. 인조 잔디를 전부 교체했고, 조명을 LED로 바꿨다.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는 한국 야구가 세계 최고 수준 야구를 경험하고, 어린 선수들이 더 큰 무대 도전을 꿈꾸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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