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국내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집먼지진드기가 꼽혔다. 반면 바퀴벌레는 주거 환경 개선으로 덜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성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권재우 강원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정재원 일산백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국내 의료기관에서 성인 19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다중 알레르기 항원 검사(MAST) 결과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알레르겐) 가운데 집먼지진드기 일종인 북아메리카 집먼지진드기(D.farinae)와 유럽 집먼지진드기(D.pteronyssinus)가 가장 높은 많았다.
연구팀은 2018년 1월~2020년 12월 전국 17개 시도에서 의료기관을 방문해 MAST를 시행한 19세 이상 19만6,419명을 후향적으로 47개 알레르겐 감작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북아메리카 집먼지진드기가 전체 대상자 중 34.0%의 감작률로 가장 높았다. 북아메리카 집먼지진드기는 다른 집먼지진드기보다 낮은 습도에서도 잘 서식하는 특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아파트형 서구식 주거 환경에서 잘 발견된다.
반면 바퀴벌레의 전체 알레르겐 감작률은 3.2%로 낮았고, 모든 곰팡이 감작률도 3% 미만으로 낮았다. 이 역시 주거 환경 변화와 위생 개선으로 인한 결과로 추정됐다.
강성윤 교수는 “알레르겐 감작은 알레르기 비염·알레르기 결막염·아토피 피부염이나 식품 알레르기 같은 알레르기 질환 발병에 중요한 원인”이라며 “이를 식별하는 것은 질환 진단·관리·예방에 필수적”이라고 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국내 주거 환경 영향으로 집먼지진드기 감작률은 높은 반면, 비위생적인 환경에 의한 바퀴벌레 감작률은 낮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높은 감작률을 보인 것은 역시 집먼지진드기 일종인 유럽 집먼지진드기(D. pteronyssinus)로 32.3%를 차지했다. 세 번째는 집먼지진드기나 고양이털 등이 포함된 집 먼지(House dust)가 26.2%를 차지했다.
이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대 증가로 고양이털(cat dander, 13.6%)이 네 번째로 높은 감작률을 보였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전체 7가구 중 1가구에 해당한다. 고양이보다 개를 키우는 가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에서도 고양이 알레르겐 감작률이 더 높았다.
이는 고양이의 행동 특성으로 인한 알레르겐의 빈번한 노출 가능성과 이 알레르겐의 특성이나 노출 농도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됐다. 개털(Dog, 6.4%)의 알레르겐 순위는 전체 47개 중 14위 그쳤다.
다섯째는 역시 진드기 종류인 저장 진드기(Acarus siro)로 감작률은 12.5%에 달했다.
봄철이나 가을철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유명한 꽃가루로는 자작나무(birch tree pollen)가 8.2%, 참나무(oak tree pollen), 돼지풀, 쑥과 환삼덩굴이 각각 4.5%, 3.7%, 2.3%의 알레르겐 감작률을 보였다.
강성윤 교수는 “봄이나 가을에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가장 알레르기 위험에 노출되는 원인은 집먼지진드기로 나타났다”며 “알레르겐은 환경과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집먼지진드기, 천 제품 피하고 실내 온·습도에 주의해야
집먼지진드기를 줄이려면 천으로 된 카펫, 옷, 커튼 등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또 실내 온·습도에 주의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의 성장 적정 온도는 18~27도, 습도는 50% 이상이다. 특히 다리 관절을 통해 습기를 흡수하는 집먼지진드기는 습도에 매우 민감하다.
따라서 평소 실내 온도는 20도 전후, 실내 습도는 40% 이하를 유지하고 실내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펫이나 소파, 매트리스, 옷 등의 습도도 관리해야 한다. 매우 건조한 환경에서도 진드기가 죽는 데에는 두 달이 걸린다.
강성윤 교수는 “알레르기 결막염·알레르기 비염·아토피 피부염 등을 유발하는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겐 농도는 환기를 적게 시키는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매우 높게 나타난다”며 “알레르기 증상은 집먼지진드기에 장시간 노출되기 쉬운 밤이나 기상 직후 빈번하게 나타나고,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은 역치가 더 낮다”고 했다.
집먼지진드기를 제거하려면 집안 청소를 자주 하고, 헤파(HEPA) 필터가 장착된 진공청소기를 사용해야 한다.
이때 집먼지진드기에 과민한 사람은 청소 중과 직후에 방 안에 있지 않는 게 좋다. 또 천으로 된 소파는 사용을 피하거나 가죽 제품으로 교체하고, 천 장난감은 치우거나 55도 이상의 물로 자주 세탁한다.
천으로 된 커튼이나 카펫 역시 제거하고, 블라인드 등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다. 침구류도 매주 55도 이상의 물로 세탁하거나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겐 투과 방지 커버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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