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때아닌 폭설'에 금강송 수백 그루 뽑혀‥산사태 우려까지
[뉴스데스크]
◀ 앵커 ▶
예전부터 궁궐과 사찰을 짓는데 사용돼 왔던 금강 소나무.
지난 2008년이었죠, 화재가 발생했던 남대문을 복원하는 데도 이 금강송이 사용이 됐는데요.
그런데 지난달 말 국내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인 경북 울진군에 폭설이 내리면서, 수 백 그루가 뿌리째 뽑혔다고 합니다.
류현준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경북 울진의 우리나라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입니다.
수백 년 수령을 자랑하는 거목 위로 쌓인 눈이 절경을 자랑합니다.
그런데 곳곳에 포탄에 맞은 듯 쓰러진 금강송이 보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여의도 약 4.4배 면적의 금강송 보호구역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경사면마다 뿌리가 뽑혀 위태롭게 매달린 소나무들이 보입니다.
쓰러진 나무에 부딪힌 전봇대는 나무젓가락처럼 부러졌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해발고도) 5백에서 8백 미터 사이에 이런 뿌리 뽑힌 피해가 더 광범위하게 나타난 걸로 추정됩니다."
소광리 일대 도로 약 16킬로미터를 따라서 쓰러진 금강송이 171그루가 발견됐습니다.
산림 안쪽 피해를 합치면 수천 그루가 쓰러진 걸로 추정됩니다.
소강리 입구에서 고도 1백 미터가량 더 올라온 곳입니다.
고도가 더 높아지면서 뿌리가 뽑힌 소나무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제 뒤로 보이는 이 금강송도 쓰러지며 탐방로를 그대로 덮쳤습니다.
피해가 이처럼 커진 건 예년보다 늦게 내린 폭설 때문입니다.
추위가 풀려가던 지난 2월 말, 경북에는 60센티미터가 넘는 눈이 쏟아졌습니다.
기온이 0도씨에 가까울 때 눈은 물기를 머금어 한겨울 눈 보다 3배가량 더 무겁습니다.
[최수목/경북 울진군 소광리 주민] "이렇게 많이 뿌리째 뽑히지 않았단 말이에요. 나이 60이 넘어 70이 다 돼 가는데 이렇게 많이 한 거는 처음 봤어요."
25미터까지 자라는 금강송은 한 그루에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
나무만 피해를 본 건 아닙니다.
뿌리째 뽑히면서 생겨난 구덩이에 폭우가 쏟아지면 산사태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여름에 지금 보시면 비가 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물이 쌓이겠죠. 이런 데서 거의 산사태가 터지는 거기 때문에…"
산림청은 긴급 정비에 나섰습니다.
[김영훈/산림청 울진국유림관리소장] "쓰러진 나무가 우리 사방시설이나 이런 부분들에 피해를 줄 수가 있기 때문에 우선 피해 우려목을 제거하는 작업을 응급으로 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눈이 전례 없이 쏟아진 건 결국 기후변화 탓으로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큰 걸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산림과 산사태 피해를 막기 위한 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송지원 / 영상제공: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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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송지원
류현준 기자(cookiedou@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80395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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