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오타니의 아내 동반 한국행, 미국 지상파까지 난리났다…3연속 태극기 이모티콘도 화제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그의 아내를 세계에 소개했다."
일본 언론이 아니라 미국 전국구 지상파 뉴스에서 나온 소식이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한국으로 떠나기 전 아내를 깜짝 발표한 뒤 미국 ABC뉴스가 이 소식을 속보로 다뤘다.
오타니는 15일(한국시간) 새벽 다저스 선수단과 구단 직원, 가족 등 200명에 가까운 원정 인원과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저스는 출발에 앞서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선수단 풍경을 전했다. 그런데 여기에 예상 못 한 사진이 한 장 들어가 한미일 야구계를 흔들었다. 오타니가 아내와 함께한 '투샷'이 올라왔다.
미국 ABC뉴스는 이날 "오타니는 처음으로 그녀의 사진을 (SNS에) 올렸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의 사진"이라며 "이제 우리는 그의 아내가 전 농구선수 다나카 마미코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보도했다. 다나카는 그동안 오타니의 아내로 '추정되는' 인물이었는데, 오타니가 서울행에 앞서 이 물음표를 스스로 지웠다. 일각에서는 가족 동반 원정이라 아내의 정체(?)가 언젠가 밝혀질 가능성이 컸던 만큼, 외부에 의해 공개되는 것보다 오타니가 스스로 알리는 쪽을 선택했다고 보기도 한다.
뉴욕포스트는 "미스터리가 풀렸다. 오타니의 아내가 전 농구선수 다나카 씨였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또 "다나카 씨는 키 5피트 11인치(약 180㎝)의 센터로 와세다대학교에서 대학 생활을 마친 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일본 여자농구 후지쯔 레드웨이브에서 뛰었다"고 오타니의 아내를 소개했다.
오타니는 앞서 결혼 소식도 예상 못 한 시점에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본인 여성과 결혼한 사실을 알렸다.
영어로는 "나의 모든 친구들과 팬들에게 발표할 것이 있다"며 "나는 다저스에서 내 경력의 새로운 장을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와의 새로운 삶 역시 시작했다. 그 누군가는 나의 모국인 일본에서 왔으며 나에게 매우 특별한 사람이다. 나는 내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다.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해 기대하고 있으며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썼다.
일본어로는 조금 더 '공지사항'에 가까운 글이 올라왔다. 오타니는 "언제나 따뜻한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시즌이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오늘은 여러분께 결혼에 대한 일을 알려드린다. 새로운 팀과 새로운 경쟁의 시작에 나선다. 두 사람(과 한 마리)의 힘을 합쳐서 팬들 여러분께 함께 나아가려 한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따뜻하게 봐주시면 좋겠다"며 "(결혼)상대는 일본인 여성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일 취재 때 대응할테니 양쪽에 허가받지 않은 취재는 삼가달라"고 했다.
오타니는 예고한대로 지난 1일 인터뷰에서 결혼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아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1일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아내는 일본인이다. 보통 사람이다"고 말했고, '얼마나 알고 지냈나'는 질문에는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처음 만난 지는 3~4년 정도 됐다"고 답했다. 스프링캠프 도중 결혼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 자신에게도 그렇고 다른 모든 것을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시즌에 들어가기 전에 발표하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했다. 시기에 관해서는, 시기적으로 더 빨리 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지만 서류 등 여러 가지 정리해야 할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관계로 조금 지연돼서 오늘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또 결혼 소식을 스스로 공개한 이유도 알렸다. 그는 웃는 얼굴로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언론)이 시끄럽다"며 "안 하면 시끄러울 것 같았다. 오늘 우선 여기서 발표하고 야구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한국행에 앞서 아내를 공개한 결정 역시 같은 이유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오타니는 배우자에 대해 "특별한 것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라고 할까, 함께 있어서 즐겁다고나 할까. 어느 하나가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가 맞았다"고 했다. 프로포즈 방법에 대한 질문도 나왔는데, 오타니는 미소와 함께 "굳이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오타니는 배우자를 일본에서 만났고, 약혼은 작년에 했다면서 "기본적으로 수술도 있어서 거의 일본에 있지 않았고 비시즌에 이쪽(미국)에 있기도 해 그렇게 밖으로 나갈 일은 없었다. 현재 캠프 중에 왔고 같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일본 언론과 누리꾼들은 오타니의 아내를 다나카 씨로 추측하고 있었다. 다나카 씨가 2023년을 끝으로 은퇴했다는 점, 두 사람이 운동하다 안면을 텄다는 점이 근거였다. 또 오타니가 지난해 30호도 신기록도 아닌 31호 홈런 공을 회수하려 했다는 점도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31은 17번 오타니와 14번을 썼던 다나카 씨의 등번호를 합친 숫자다.
일본 언론도 오타니의 아내 공개와 한국, 미국의 반응을 비중있게 다뤘다. 먼저 스포츠닛폰은 출국 전 올라온 사진에 대해 "오타니 옆에 오타니와 잘 어울리는 검은색의 스포티한 복장을 입은 키 큰 여성이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다"고 묘사한 뒤 "댓글란에는 일본어로 '오타니와 아내가 엄청 잘 어울린다', '오타니 부부 놀랄 정도로 분위기가 닮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고 썼다.
데일리스포츠는 속보로 "오타니가 한국으로 출국하면서 여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오타니는 그동안 자신의 아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SNS를 통해 '오타니의 아내가 처음 등장했다', '오타니와 닮았다' 등의 반응이 나오는 등 큰 화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스포츠호치는 "트위터 사진 설명에 '오타니와 아내가 한국으로 향하기 전'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이 여성이 오타니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그의 아내인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왼손이 보이지만 반지는 끼지 않았다"고 썼다. 또 "이 포스팅에는 일본어로 '오타니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CG가 아닌가 생각했다', '드디어 미즈하라 아닌 사람이 옆자리에' 같은 댓글이 달렸다"고 덧붙였다.
인천국제공항 현장 반응도 화제였다. 일본 주니치스포츠는 "투타 겸업으로 세계를 석권한 슈퍼스타의 방문에 서울은 일찌감치 '오타니 피버'에 휩싸였다"며 "오후 2시 48분 인천공항에 그동안 기다려온 현지 팬들의 함성이 울렸다"고 보도했다.
오타니가 입국 수속을 마치고 다저스 선수단 선두로 입국 게이트에 나타난 순간을 묘사한 것이다. 이 매체는 또 "로비에서 출구로 이어지는 통로 양쪽에 총 600여 명의 팬이 집결했다. 다저스 굿즈를 손에 팬들과 한국 일본 취재진들이 긴 줄을 이뤘다. 슈퍼스타(오타니)를 보기 위해 터미널 2층에서도 팬들이 몸을 내밀고 있었다"고 했다.
오타니는 아내 다나카 씨와 나란히 걷지는 않았지만, 앞서 걸어오면서도 수시로 뒤를 돌아보며 안전을 확인했다. 주니치스포츠는 "오타니는 주변의 경호원, 관계자들에게 둘러싸여 출구로 향하면서, 뒤떨어진 것 같은 아내를 돌아보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오타니의 한국행은 공개된 것으로는 이번이 두 번째다. 오타니는 지난 2012년 서울에서 열린 18세 이하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 일본 대표로 참가한 적이 있다. 한일전에도 출전했다. 2012년 9월 8일 한국이 3-0으로 이긴 경5-6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12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당시 송준석(전 삼성)이 2루타를, 안중열(NC)이 안타를 기록했다. '까까머리' 고등학생 오타니가 12년 뒤 7억 달러의 사나이이자 유부남으로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SNS에 태극기 이모티콘을 세 번이나 쓴 것도 주목을 받았다. 오타니는 먼저 13일 다저스 선수단이 서울 시리즈를 기념하며 찍은 '코리안 하트', '볼 하트' 포즈 사진을 올렸는데, 이때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 사진을 공유하면서 태극기 이모티콘을 붙였다. 이어서 15일 출국에 앞서 "기다려지다"라는, 번역기를 쓴 것으로 보이는 한국어 문장을 쓰면서 또 태극기 이모티콘을 달았다.
10시간 넘는 비행을 마친 뒤 한국 땅이 보이자 또 한번 비행기 창문으로 바라본 바깥 풍경 사진과 함께 태극기 이모티콘을 붙였다. '일본인 선수가' 태극기 이모티콘을 썼다는 이유로 화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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