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전 '기자 테러' 피해자 가족 "군사정권으로 돌아갔다"

김민찬 2024. 3. 1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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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어제 황상무 수석의 발언이 MBC를 통해 보도된 뒤, 당시 테러사건의 실제 피해 언론인이었던 오홍근 씨의 가족이 저희에게 직접 연락해왔습니다.

36년 전에 벌어졌던 일이 어떻게 지금 시대에 언론을 협박하는 용도로 쓰이냐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민찬 기자가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1988년 8월 6일, 출근길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군인들이 현직 기자에게 회칼을 휘둘렀습니다.

군사 정권 비판 칼럼에 보복하려는 정보사령부 장성의 지시였습니다.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테러로 짓밟으려 했던 초유의 사건이었습니다.

[고 오홍근 기자(1988년 8월 30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에는 언론이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 이번 테러가 언론인에 가해지는 마지막 테러이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했던 피해자의 절규는 36년이나 흘러, '농담'의 소재로 전락했습니다.

고 오홍근 기자의 동생 형근 씨는 "황상무 수석이 'MBC 잘 들어'라며 한 말에 귀를 의심했다"고 합니다.

[오형근/고 오홍근 기자 동생] "깜짝 놀란 겁니다. 언론인들이 분개해야 할 그런 상황을 다시 끄집어 내서 MBC를 향해서 협박을 해요. 이건 있을 수 없는 겁니다."

가족들은 국가 폭력의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있습니다.

당시 법원은 사건의 배경을 "군을 아끼는 충정에 그런 거"라고 했습니다.

테러 가담 군인들은 선고유예로 풀어줬습니다.

그래서 황 수석의 발언은 억장이 무너지는 '2차 가해'였다고 합니다.

[오형근/고 오홍근 기자 동생] "이 정권이 민주주의 국가인지 민주 정부인지 되묻고 싶은 거죠. 이게 다시 되돌아가는 거예요. 오히려 군사정권 못지않아요. 이런 사회가 어디가 있습니까?"

황 수석이 '농담'이라고 했지만, 절대 MBC만을 향한 협박이 아닐 거라고 했습니다.

[오형근/고 오홍근 기자 동생] "모든 언론인을 향해서 테러를 한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빨리 물어볼 것 없이 해임시켜야 됩니다."

형근 씨는 2년 전 작고한 형의 아픔을 난데없이 떠올리게 된 현실에 끝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고 오홍근 기자의 형제들은 황상무 수석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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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류다예

김민찬 기자(mckim@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80377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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