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갱신권 거부하는 시행사…민간임대 세입자 1500여명 "쫓겨날 판"
수도권의 한 민간임대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던 주민 1500여명이 한꺼번에 쫓겨나야 할 처지라고 합니다.
세입자인 주민과 집주인 격인 시행사 사이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을 두고 갈등이 벌어진 건데, 어떻게 된 일인지 오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성남의 한 민간임대 아파트 벽면에 현수막이 빼곡합니다.
2020년부터 세들어 산 입주민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을 받아들여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세입자가 원하면 한차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은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이 났습니다.
[이모 씨/민간임대 아파트 부녀회장 :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의 권리이자 임대인의 의무인데 계약서 못 써준다고 하면 끝인가요. 우린 쫓겨날 상황이고…]
입주민들은 2년 전 연장된 전세계약은 청구권 없이 이뤄진, 일반 재계약이란 입장입니다.
그런데도 시행사가 청구권을 거부하면서, 입주민 대부분인 신혼부부와 노인들은 만기날짜인 보름 뒤, 거리로 내쫓길까 절박한 심정입니다.
[노모 씨/민간임대 아파트 입주민대표 : 전기 끊기거나 수돗물 끊겨도 끝까지 살아야죠.]
주무부처와 지자체는 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단 해석을 내렸지만,
[국토교통부 관계자 : 임대 의무기간이 종료된 이후에 갱신권을 사용하는 거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따르는 거라서 임차인에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라는 강행 규정이 있어요.]
시행사는 의무 임대 4년을 채웠으니 받아들일 수 없단 입장입니다.
[임대업체 대표 : 민간임대주택법하고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충돌되는 부분이거든요. 임차인들에게 2 플러스 2년, 즉 4년을 거주를 보장을 해서 (2년 전에 이미)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다만 정부가 강제력을 행사할 순 없는데다 시행사 측은 집을 팔 수 있단 의사까지 내비치면서 입주민들은 속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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