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타인능해’ 실천하는 나눔가게

[앵커]

전남 구례에 위치한 고택인 '운조루'는 누구나 문을 열고 곡식을 가져가라는 의미의 '타인능해'로 유명한 곳인데요.

이런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희망나눔 가게가 올해도 문을 열었습니다.

시골 마을에서 이뤄지는 훈훈한 나눔의 현장에 최정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리산 기슭 아래 터를 잡은 고즈넉한 고택 '운조루' 입니다.

문 앞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뒤주에는 한자로 '타인능해'가 적혀있습니다.

조선 영조 때 류이주 선생이 어려운 이웃 누구나 곡식을 가져가라며 나눔을 실천한 장소입니다.

[곽영숙/류이주 선생 10대손 며느리 : "정신적으로 베풀 수 있는 그런 아름다움이 널리 널리 퍼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타인능해 정신을 이어받은 희망나눔가게가 올해도 시작됐습니다.

["신라면, 밀가루, 설탕, ok?"]

라면과 즉석밥과 같은 식료품부터 주방세제와 버선발 등 생필품까지.

물건을 기부받은 주민들은 따뜻한 인심도 함께 담아갑니다.

[이삼례/구례군 간전면 : "이렇게 기부해 주신 분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들고 마음이 흐뭇하고 좋습니다."]

올해로 4년 째 접어든 나눔가게를 이용한 주민은 8천여 명.

뜻을 함께하는 자원봉사자도 늘었고, 타인능해 정신에 힘을 보태기 위해 출향인은 물론 익명의 기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랑방으로도 이용되면서 웃음꽃도 끊이지 않습니다.

[임재신/구례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 "앞으로도 (수혜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고 기부자들도 자꾸 늘어나고. 수혜자들에게 많은 양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도시에 비해 규모가 작은 기부와 나눔이지만 시골 마을에서 이뤄지고 있는 타인능해의 실천만큼은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정민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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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민 기자 (cjmi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