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칼끝 같은 날선 상상력으로 빚어낸 사회 풍자극[스한:현장](종합)

모신정 기자 2024. 3. 1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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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김성철·김동휘·홍경, 충무로 대세 배우 주연 맡아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김성철, 김동휘, 손석구, 안국진 감독, 홍경.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온라인 여론전담반이 개인의 SNS 및 각종 커뮤니티, 기사 댓글까지 조작하며 사람의 목숨도 좌지우지하고 법안의 상정마저도 뒤흔든다. 이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일까.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요 소재로 다룬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가 15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열고 첫선을 보였다. 영화는 장강명 작가의 동명 원작 '댓글부대'를 바탕으로 안국진 감독의 오랜 자료조사와 상상이 더해져 더욱 날카롭고 반전에 반전을 더한 풍자극으로 탄생했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 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손석구는 극중 기자로서의 사명보다는 특종을 노리는 기자 임상진 역을 맡았다. 임상진은 대기업의 횡포를 고발한 기사가 오보라는 여론에 밀려 정직을 당하고 1년 넘게 휴직기간을 가진 그에게 "기자님 기사에 달린 악플은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숨기기 위한 공작"이라는 익명의 제보를 받게 되는 인물이다. 

손석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어떻게 하면 기자처럼 보일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중점 둔 부분은 임상진이 마냥 자기 증명을 하는 것에 눈이 먼 이기적 기자로만 안보여지길 바랐다. 감독님과 함께 이야기 나눈 부분이 드라마를 중심에서 이끌어간 캐릭터로서 비호감이 아닌 따라가고 싶은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힘을 썼다. 오늘 영화를 보고나니 개인적으로는 우리의 의도가 좀 통했다 싶다. 임상진이 짠하고 귀엽더라. 그런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손석구, 김성철.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안국진 감독은 온라인 여론 조작을 소재로 수많은 시간 자료 조사와 대면 조사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댓글부대의 실재 가능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처음 접근할 때나 지금이나 같은 입장이다. 이 영화를 하게 된 이유도 있다. 저 또한 일반 대중과 똑같이 생각난다. (댓글부대가)있는 것 같은데 실체는 없고 없다고 하기에는 있어보이기도 한다. 현상은 있는 것 같은데 증거는 없다고 할까.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엔딩 장면 속 특정 에피소드에 대해 "우리 영화가 소설 원작이기는 하지만 많은 부분이 다르다. 제가 실제 취재하고 만나보고 직접 조사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이 많다. 영화 대부분이 실화에 가깝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마지막 엔딩 부분에 등장하는 내용은 블랙 코미디로 봐주시면 좋겠다. 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피하기 위해 넣은 장면이다"라고 밝혔다.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손석구.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안 감독은 극중 허구속 장면과 실제 상황 등이 수시로 교차되는 방식으로 장면을 구성한 이유에 대해 "이 이야기가 가진 구조는 흔히 볼 수 없는 틀이고 상업 영화로서 위험한 요소여서 처음부터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피해갈수 없었다. 이 이야기가 가진 최고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제가 걱정한 것은 팀알렙 이야기가 되면 임상진이 잊혀지고 임상진 이야기가 나오면 팀알렙이 잊혀질까봐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모두 균등하게 기억에 남고 곱씹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그래서 구조적 문제는 상쇄된 것 같다"고 밝혔다. 

김성철은 여론조작단 팀알렙의 리더 찡뻤킹 역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촬영할 때 찡뻤킹만이 가지는 정의감에 중점을 많이 뒀다. 이 캐릭터가 가진 사명감과 정의감이 잘 드러난 것 같아서 좋았다. 김동휘와 홍경 배우 등 세 명의 각자 캐릭터들이 하나의 색처럼 보이길 바랐다. 그렇게 잘 나온 것 같다. 저희 세명의 앙상블도 재미있게 표현됐다"고 밝혔다.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김성철, 김동휘, 홍경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임상진에게 제보에 나서는 찻탓캇 역을 연기한 김동휘는 "찻탓캇을 애처럼 보이면 좋겠다고 감독님이 말씀하셔서 아이처럼 보이려 노력했다. 팀알렙에서도 활동하면서 임상진 기자에게 제보도 하는 역할이어서 이 두 파트에서 차별성을 보이려 했다"고 말했다. 

여론 조작에 있어서 재능을 보이는 팹택 역의 홍경은 "제 역할은 나머지 두 사람과 달리 외부와 접점이 없는 인물이다보니 특색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나머지 두 사람에게 팹택이 어떤 존재인지 고민을 했고 관객들이 이야기를 따라 오실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극중 댓글을 통한 여론전을 통해 팀 알렙이 한 여대생을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장면과 관련 평소 댓글과 밀접한 직업을 지닌 배우들의 인식을 묻는 질문에 손석구는 "저 스스로도 댓글 문화에 대해 잘 모르고 헛갈리기에 이 영화를 택한 것 같다. 무형의 무언가이기에 호기심도 생기고 또 댓글 때문에 마음 아파하거나 기뻐하는 이런 모습들이 지금 우리 사회속 현상이기에 호기심이 가는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김성철.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성철은 "극중 대사에 지금 시대에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판단이 어렵다는 내용이 나온다. 저 또한 현시대를 살면서 어떤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잘 판단을 못하는 상황이다. 웬만한 뉴스는 잘 믿지 않는다. 이 영화를 하면서 더더욱 안믿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배우들은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이기에 댓글과 떨어질 수 없는 과계이지만 잘 안보려고 한다. 앞으로도 안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휘는 "저 또한 일희일비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인터넷과 커뮤니티의 구조 등을 자세히 알게 되면서 똑똑하게 받아들인 건 받아들이고 무시할 것은 무시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경은 "제 짧은 시야일 수 있으나 손으로 만져지고 실체가 있는 것보다 반대의 경우가 더 많아진 시대다. 이런 이야기를 다뤄볼수 있는 기회가 좋았고 큰 호기심이 갔다. 그래서 이런 호기심에 뛰어들어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 좋은 배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김성철, 김동휘, 손석구, 홍경.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성철은 배우들과 함께 호흡한 소감에 대해 "김동휘, 홍경 배우를 평소 지켜보면서 존경스럽기도 하고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현장에서 함께 하면서 재미있었고 김동휘는 눈빛에서 많은 것들이 느껴져서 저 또한 저런 눈을 가지고 싶더라. 홍경은 거침 없이 에너지를 끓어올려서 연기하는 스타일이다. 저도 다음에 다시 작업을 함께 하게 된다면 그런 거침없는 에너지로 뛰어들고 싶다"고 말했다. 

홍경은 김성철에 대해 "성철이 형과 함께 하면서 놀랐던 적이 많다. 실제 하신 공연도 보면서 유연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어떤 디렉션을 하셨을 때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해내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그런 모습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홍경은 김동휘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좋을지 모를 정도로 압도됐다"고 칭찬했다. 

안국진 감독은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기자에 대한 영화로 생각하며 만들었다. 기자들꼐 선보이는 자리라 오늘 많이 긴장했다. 오늘 질문해주시는 내용을 보니 재미없게 보지는 않으신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영화 '댓글부대'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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