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부터 무전공까지…대교협 박상규 회장에게 듣는다

진태희 기자 2024. 3. 1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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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대학도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현장 수요에 맞춰 학제와 운영을 혁신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 EBS 뉴스는 무전공 입학부터 글로컬대학까지, 대학가의 뜨거운 현안들을 살펴봅니다. 


먼저,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박상규 중앙대 총장

제28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취임


글로컬대학부터 무전공까지

산적한 '대학 혁신' 과제들 


16년째 등록금 동결에도, 곳곳서 인상 

대학들 "재정 한계치"


최근 의대 증원 두고 쪼개진 대학-의대

돌아오지 않는 의대생, 교수


위기의 대학, 되살릴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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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대학의 혁신과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박상규 회장과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현안이 많은 시기에 대교협 회장으로 선출이 되셨습니다. 


소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상규 회장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말씀하신 대로 여러 현안을 가지고 시작하는 바라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사회 안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것도 많아 여러 고민들이 있지만 회장단과 여러 총장님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정부와도 긴밀하게 대화해서 우리 대학들이 처한 현실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먼저 가장 뜨거운 현안, 의대 정원 문제 여쭤보겠습니다.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중앙대는 두 차례 개강을 연기하기도 했죠. 


대규모 집단 유급 사태도 우려되는데, 총장님들의 고민이 깊으실 것 같습니다.


박상규 회장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부의 의대 증원과 관련되어 현재 상황을 보면 걱정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학기가 시작되었는데 의대 학생들이 계속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학칙상 유급될 수 있어 우선은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사일정을 조정하여 임시방편으로 개강을 늦추는 조치를 취하기는 했습니다. 


다만, 계속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가 매우 강경하고 타협의 여지가 없어서 대학 총장으로서는 너무 고민이 많습니다. 


의대 증원은 우리 사회를 위해 마련된 정책이고 의사협회측에서도 증원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는 것도 진일보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대화인데 조속히 대화가 이루어져서 의대 학생들, 나아가서는 전공의, 교수, 환자 등에게 피해가 없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증원 신청 과정에서 대학 본부와 의대 교수들 사이의 갈등도 있었는데 대학가의 소통 노력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박상규 회장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 구조조정이나 학과 개편이 있을 경우 당연히 단과대학의 의견을 수렴하여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고 의과대학도 마찬가지로 같은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총장으로 취임한 이후부터 (모든 총장님들도 마찬가지시겠지만) 급변하는 고등교육정책 속에서 정부와 발맞춰 대학 구조개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가장 큰일일 겁니다. 


그러한 고민 속에서 지난해 1차 수요 조사 때에도 의과대학의 의견을 수렴했고 이번에도 교육여건을 고려하여 우리 대학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증원을 신청했습니다.


문제는 현재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가 워낙 강경하다는데 있고 정부가 추진하는 증원도 중요한 문제이고 의료계가 주장하는 증원 이후 의학교육의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갈등은 있지만 결국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려는 관점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반대로 R&D 예산은 크게 줄면서, 이공계 이탈이 더 심각해질 거란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당장 올해부터 대학에서도 큰 타격을 입을 걸로 예상되는데요?


박상규 회장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R&D 예산 삭감으로 당분간 연구개발이 위축될 수 있다는 과학계의 우려에 공감합니다. 


2024년도 국가 R&D 예산은 26조 5천억 원으로 23년도에 비하여 4.6조 원 감소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비 삭감은 장기적이고 혁신적인 연구활동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이공계 미래가 없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어 우수한 연구 인력의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미 연구과제나 연구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학 연구 현장에서는 인력 이탈이나 실험 중단이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향후 지원 분야를 발굴해 지원 규모를 늘리겠다고 약속한 만큼 현재로서는 정부 정책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고 우리 대학의 경우에는 이공계열 연구진의 어려움이 없도록 추가 예산을 배정하였습니다. 


대교협 차원에서도 각종 설립별, 지역별 총장협의회를 통해 향후 R&D 예산 배정 회복과 과학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협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이공계열 인재 양성을 위해 보다 파격적이고 구체적인 정부의 지원 정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또 다른 교육계 현안인 무전공 선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학과 쏠림이 이어지고 기초학문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죠. 


대학에선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박상규 회장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부가 무전공 제도를 도입하여 사회에서 요구되는 분야에 양질의 인재를 공급하고 또 학생들의 전공선택권을 확대하려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많은 대학들이 무전공 제도를 도입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합의가 잘 이루어진 대학도 있고 학과 통폐합 등에 갈등을 겪고 있는 대학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비인기학과의 통폐합 등이 갈등의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해당 대학이 구성원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해결하고 정부는 기초학문을 보호하는 정책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전공 제도 도입 여부가 재정지원과 연계되어 있기에, 무전공 입학방식과 더불어 어떤 특정 학과(전공)으로 입학 후 원하는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방식도 무전공의 범주에 포함한다면 학내 갈등도 줄어들고 정책 목표도 달성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과감한 혁신을 위해서는 탄탄한 재정이 기반이 되어야 하지만 대학의 사정은 그렇지 못합니다. 


정부는 아직 등록금을 간접 규제하는 방식을 고수 중인데 올해 등록금을 올린 대학도 상당하다고요?


박상규 회장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네. 맞습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24년에는 전국 190개 국·공·사립대 중 136개교가 학부 등록금을 동결했고 26개교(13.7%)가 등록금을 인상했습니다, 


지난해 17교(8.9%)에서 9교 늘었는데 올해 등록금 인상 대학들이 모두 사립대학에 해당합니다. 


결국 고물가에 학생 모집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사립대학 재정이 계속 악화되어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사립대학의 운영수지 적자가 누적되면서 교육 투자도 감소할 수밖에 없고 이는 대학의 경쟁력 및 대학교육의 질 저하로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의 안정적인 고등교육 재정 확충과 대학 자율성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대학의 역할, 정말 중요한데요.


다양한 혁신 노력을 통해 학생들이 더 나은 교육을 받고, 지역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력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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