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앞두고 나라망신..로버츠 감독에게 날아든 계란, 다저스 입국장에 떨어진 ‘국격’
[인천공항(영종도)=뉴스엔 안형준 기자]
로버츠 감독에게 계란이 날아들었다.
LA 다저스는 3월 15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대한민국에 입국했다. 다저스는 오는 20-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메이저리그 개막 2연전 '서울 시리즈'를 치른다. 서울 시리즈에 앞서 KBO리그 팀, '팀 코리아'와 연습경기 등 다양한 행사도 갖는다.
이날 다저스가 입국한 인천공항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박찬호, 류현진 등 코리안리거들과 인연이 깊은 다저스는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메이저리그 구단. 여기에 야구계 최고의 스타인 오타니 쇼헤이까지 합류한 만큼 다저스 선수들을 보려는 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른 새벽부터 공항에서 다저스 선수단을 기다린 팬들도 있었다.
오타니를 필두로 한 다저스 선수단은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입국장에 들어섰고 통제된 경로를 따라 빠르게 공항을 빠져나갔다. 오타니는 아내인 다나카 마미코와 함께 입국했고 다른 선수들도 모두 가족들과 함께 미소를 띄며 팬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입국장을 빠져나가는 순간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어딘가에서 계란이 날아온 것. 다행히 로버츠 감독이 맞지는 않았지만 계란은 로버츠 감독 앞에 떨어졌다. 누가 어떤 의도로 계란을 던졌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야말로 '나라 망신'이 아닐 수 없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인기 구단인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메이저리그 세계화'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서울 시리즈 때문에 한국을 찾은 것으로 엄연한 '손님'이다. 국내 최고의 인기 프로 스포츠인 야구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려 줄 주인공으로 모두가 이들과의 만남을 기대했고 환영하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로버츠 감독에게 계란을 투척하는 몰상식한 행위가 벌어졌다. 당장 이번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 뿐 아니라 향후 메이저리그와의 교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다.
특히 다저스는 여러 코리안리거들이 거쳐간 팀으로 아시아 프로야구계에도 우호적인 구단이다. 한국과 불편한 감정을 가질 일도 없었다. 다저스는 한국으로 향하기에 앞서 선수들이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컨텐츠를 만들거나 한국어 배경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는 등 이번 서울 시리즈 준비에 적극적으로 임해왔다. 그런 가득한 호의로 한국을 찾은 손님에게 '계란 투척'이라는 결과를 돌려준 것이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어깨 수술에서 복귀한 2017시즌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 등 일부 투수들을 두고 '퀵후크' 전략을 사용한 바 있다. 세이버 매트릭스를 비롯한 여러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구단인 다저스는 선발투수가 한 경기에서 한 타자와 세 번 이상 만날 경우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고 당시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 요건을 갖추기 전에 교체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를 두고 국내 일각에서는 로버츠 감독을 마치 류현진이 좋은 성적을 쓰지 못하도록 막는 '악당'처럼 묘사하며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SNS를 통해 로버츠 감독에게 계란이 날아드는 영상이 공유됐다. 영상을 본 현지 팬들은 '그런 대우를 받으면서 한국에 왜 가나. 돌아와서 다신 가지말라', '한국인이 로버츠 감독이 흑인이라서 싫어하는 것이거나 로버츠 감독이 일본 혼혈이라 싫어하는 것일 수 있다' 등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의 앞에 떨어진 것은 그저 계란 한 개가 아니었다. 초대한 손님 앞 땅바닥에 깨진 계란과 함께 떨어진 것은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이었다. 박찬호와 김병현, 추신수, 류현진, 김하성, 이정후 등 코리안리거들이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이미지는 떨어져 깨진 계란과 함께 손쉽게 추락했다.
한편 김하성과 고우석이 소속된 샌디에이고는 이날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사진=LA 다저스 입국장에 모여든 인파들)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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