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일제히 ‘기자 회칼 테러 사건’ 발언 황상무 수석 사퇴 촉구

야당은 오늘(15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이른바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발언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황 수석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황 수석과 기자들의 오찬 자리에서 나왔는데, MBC는 어제 황 수석이 "MBC는 잘 들어"라고 한 뒤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1988년 군 정보사령부 소속 현역 군인들이 상관 명령을 받고 군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오홍근 기자를 흉기로 습격해 중상을 입혔던 일입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는 황 수석의 해임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특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욕설 보도를 놓고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MBC를 상대로 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충격적인 협박"이라며 "농담으로라도 결코 입에 올릴 수 없는 망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황 수석의 망언은 한편으로 평생 군사독재 및 족벌 언론과 싸우다 고인이 된 오홍근 기자를 능욕하는 반역사적이고 몰지성적 발언"이라며 "윤 대통령은 당장 황 수석을 경질하라"고 했습니다.

녹색정의당 김준우 공동대표도 페이스북에서 "기자들을 불러내서 굳이 '기자들이 회칼로 찔리는 일이 있었다'고 말을 꺼낸다면 누가 장난으로 치부하느냐"면서 "쌍팔년도식 탄압을 계속하면 윤 대통령도 쌍팔년도 독재자와 같은 말로를 맞이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권 입맛에 안맞으면 회칼로 찌르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실의 언론관이냐"면서 "황 수석은 즉각 사표 쓰라. 대통령과 참모가 손에 손잡고 오른쪽 낭떠러지로 달려가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고 적었습니다.

새로운미래 이동영 선임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농담이랍시고 피습사건을 거론하며 특정 언론사를 겨냥하는 대통령실 비서관을 감히 '시민사회' 수석이라 부를 수는 없다"며 "증오 정치·보복 정치를 대통령실이 부추겨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조국혁신당 이지수 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대통령 경호실의 입틀막에 이어 대통령실 인사의 테러 암시 발언까지 우리가 과연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과연 검찰독재 국가를 향해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음이 자명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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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