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임기 상관없이 총장직 인계"…홍원화 임기단축 결단

대구CBS 이재기 기자 2024. 3. 1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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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수회와 동문회를 찾아 제 처신에 대한 얘길 나눴어요. 모든 구성원들의 생각은 아니나 제 입장을 얘기했고 어떤 부분에서는 서로의 입장을 더 알게 되는 계기도 됐습니다" 국민의 미래 비례대표 공천신청으로 따가운 질책을 받았던 홍원화 경북대 총장의 말이다.

국립대 총장이란 현직을 가진 채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마를 꿈꿨던 그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적에 비난이 빗발친 통에 한동안 잠행하다가 지난 14일 교수사회 여론형성의 첨두에 있는 교수회를 찾아간 건 남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명예로운 퇴임의 길을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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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산격동 캠퍼스 전경이 아름답다. 이재기 기자


"학교 교수회와 동문회를 찾아 제 처신에 대한 얘길 나눴어요. 모든 구성원들의 생각은 아니나 제 입장을 얘기했고 어떤 부분에서는 서로의 입장을 더 알게 되는 계기도 됐습니다" 국민의 미래 비례대표 공천신청으로 따가운 질책을 받았던 홍원화 경북대 총장의 말이다.

국립대 총장이란 현직을 가진 채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마를 꿈꿨던 그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적에 비난이 빗발친 통에 한동안 잠행하다가 지난 14일 교수사회 여론형성의 첨두에 있는 교수회를 찾아간 건 남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명예로운 퇴임의 길을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홍 총장은 이날 서창교 부총장과 단대교수회의장 간 간담회 자리에서 교수회에 "빠른 시일내 후임총장 선정"을 요청했다. "새 총장이 선정되면 잔여임기와 상관없이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총장직이 인수인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교수평의회는 21일 총장임기 단축과 조기선거 시행 안건을 상정 표결하기로 했다.

홍 총장의 거취는 어느 정도 예견이 됐었다. 지난 7일 '경북대 구성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잔여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학내 구성원들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는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워낙 예상치 못한 일이라 1주일 전만 해도 곧 물러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교수회와 교수노조, 차기 총장후보로 거론되는 몇몇 교수들까지, 학생들 가운데서는 증원 이슈가 걸려 있는 의과대생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거나 "사퇴하라"는 주장을 쏟아내며 홍 총장의 거취선택을 압박하는 상황이었다.

경북대 본관 모습. 이재기 기자


외부적으로는 서울의 한 시민단체가 형법상 직권남용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홍 총장을 경찰에 고발하는 등 쉽사리 파장이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었다. 1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그야말로 사면초가, 고립무원이었다. 학교 구성원들 정서의 기저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 용서가 안된다는 흐름이 형성돼 있다.

사회대 한 교수는 "현재의 학교내 분위기로 볼때 (홍 총장이) 사퇴할 가능성도 거취를 두고 불신임투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다만 본인이 공약한대로 임기가 8월 말로 단축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A교수는 15일 "무전공 등 본관과 현안이 있는 인문대 등 일부 단과대 교수님들이 여전히 반발 목소리를 내고 있고, 반발이 주춤한 것은 맞으나 총장을 정점으로 한 본부에 대한 신뢰회복이 어려워진 건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출마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균열 조짐을 보였던 부총장단과 처장단 등 총장 보좌진 일부는 보직사퇴의사를 접고 현업에 복귀한 상태다. 임기말에 이른 총장 보좌진의 균열은 총장 궐위로 이어질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과 총장 부재시 대안이 없다는 현실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로 임박한 자율전공선택제 시행안의 교육부 제출 일정이나 오는 22일 글로컬30 제출 마감시한, 현재진행형인 의대 전공의.교수의 증원에 대한 반발 등 현안 처리에 대한 구성원들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사퇴로 인한 혼란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홍 총장으로서는 남은 임기동안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현안관리에 치중하면서 학교를 조기에 안정시키고 안정적인 차기 선거관리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치중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연장선에서 교수회와의 합의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재임중 이룬 업적을 지키고 실추된 명예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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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이재기 기자 dlwor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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