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잠수함 왕국의 리더가 바뀐다? 20세 호주·美 유학생 환골탈태…20km를 갖고 논다? 축복이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 잠수함 왕국의 리더가 바뀔까. 호주와 미국 유학을 거치고 돌아온 왼손 사이드암 곽도규(20)가 확 달라졌다.
곽도규는 기본적으로 독특한 잠수함이다. 왼손이라서 한 번 놀라고, 팔 높이가 보통의 사이드암보다 높다는 점에서 두 번 놀란다. 스리쿼터다. 심지어 구속이 140km 중반까지 나온다는 점에서 세 번 놀란다. 보통의 잠수함이 구속이 안 나와서 유니크함을 살리려고 팔을 내리지만, 곽도규는 아니다.
그런 곽도규는 지난 겨울 그 누구보다 바빴다.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에서 6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12을 기록했다. 그리고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에서 1개월간 훈련했다. 여기서 커터와 체인지업이 자신에게 맞는 구종이라는 데이터를 확보했고, 집중 연마하기 시작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서는 와인드업으로 투구하지 않았다. 세트포지션에선 확실히 제구가 예년보다 좋았다. 그리고 시범경기서도 페이스가 좋다.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좋았다. 1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도 1.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했다.
이날 역시 주자가 없을 때도 세트포지션으로만 투구했다. 그럼에도 박계범과 양의지에게 투심 최고 144km를 찍었다. 와인드업을 할 경우 스피드는 좀 더 나올 전망이다. 정수빈과 헨리 라모스에겐 커터와 체인지업도 섞는 등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 더구나 정수빈에게 던진 커브가 120km였다. 20km 구속 차로도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기본적으로 폼 자체가 경쟁력이 있다. 그런데 제구가 잡히면서 스피드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구종도 추가했다. 지금까지의 준비 과정만 보면 팀 내 잠수함들 중에서 가장 좋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대로 가면 더 이상 개막엔트리를 논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라모스에게 3B로 몰린 뒤 투심을 던지다 중전안타를 맞긴 했다.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 몰리는 공이 나오긴 했다. 갑작스럽게 나오는 제구 기복만 줄이면, 1이닝을 무난히 맡겨도 될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당당히 1군 필승계투조 한 자리를 따낼 전망이다. 중요한 순간에도 피해가는 투구가 없다. 전임 감독이 “싸움닭”이라고 한 이유가 있다. 곽도규가 필승조 한 자리를 차지하면, 기존 임기영과 김대유, 윤중현, 박준표, 신인 김민주 등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곽도규가 희망의 2년차를 기다린다. KIA 잠수함 왕국의 막내가 리더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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