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잘 만들었는데"…중국서 '좀비 공장' 수백개 쏟아진다
세계 최대 자동차 소비 시장이자 생산국이자 지난해부터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에 오른 중국에서 활용하기 어려워진 내연기관 자동차 공장들이 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가운데 나타나는 어두운 모습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국에서 향후 수백 개 공장이 '좀비 공장'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상하이의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의 설립자이자 전 중국 크라이슬러 대표인 빌 루소는 "내연차 판매의 '급격한 감소'는 중국 자동차 생산능력의 절반, 즉 연산 5000만대 중 약 2500만대분이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FT에 말했다.
오래된 내연차 공장 중 일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나 순수전기차(BEV)로 전환될 수 있지만, 상당수는 재가동이 불가능해 중국 내 자동차 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빌 루소는 중국의 자동차 업체는 결국 두 가지 선택에 직면할 것이라며 "공장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거나 자동차를 찍어내서 러시아나 멕시코로 내보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T는 현대차의 충칭 공장 매각도 이와 관련한 하나의 사례로 들었다. 현대차는 2017년 충칭시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내연차 공장을 완공했지만 중국 시장이 전기차 위주로 재편되고 내연차 판매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말 이 공장을 매각했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중국 내연차 생산량은 2016년 2750만대에서 2023년 2060만대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전기차 생산량은 50만대에서 약 950만대로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격화된 가격인하 전쟁도 토요타, 폭스바겐, GM 등에 대한 압력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는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차 출시에 뒤처지면서 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의해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
지난해 BYD는 전기차 302만대를 판매하며 중국 승용차 시장 1위를 차지했으며 상하이자동차, 지리, 창안, 광치아이안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 로컬브랜드 점유율은 55%로 상승했다. 반면 독일(19.2%), 일본(16.7%), 미국(6.5%)은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현대차·기아 등 한국브랜드 점유율도 1.5%에 머물렀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로컬 브랜드 주도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중국 자동차 업체의 합작 법인 16개사 중 5개사만 공장가동률이 50%를 상회했으며 8개사는 가동률이 3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는 중국 기업과의 합작법인을 설립해야만 중국 시장에 진출이 가능했고 최대 지분율도 50%로 제한받았다. 2022년 이후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도 중국 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설립이 가능해졌다.
중국 내연차 판매가 줄자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저가 내연차를 러시아 시장으로 밀어내기식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대부분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면서 생긴 공급 공백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재빠르게 채운 것이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수출이 491만대를 기록하며 일본(442만대)을 제치고 세계 자동차 수출 1위를 차지한 것도 대러시아 자동차 수출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중국의 대러시아 자동차 수출은 90만대를 넘어섰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대러시아 자동차 수출의 마진율이 얼마나 될지, 러시아 수출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및 또다른 개도국 시장이 중국의 내연차를 흡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중국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중국 내연차 공장에 대한 가장 큰 압력은 신설되는 전기차 공장에서 온다고 분석했다. 중국 신생 전기차 3인방 중 하나인 니오의 허페이 공장은 곧 연산 30만대 규모를 갖출 전망이다. GM 차이나에서 일했던 존 장 니오 생산공장 매니저는 "모든 중국 자동차 업체가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지만, 모두 성공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류준열, 한소희로 환승연애?…전 연인 혜리, 뒤늦은 언팔 뒤 "재밌네" - 머니투데이
- "탈퇴해"vs"개소리"… 스키즈 현진 루머에 한·중팬 붙었다 - 머니투데이
- "'암 투병' 아내 돌봤는데…완치 뒤 불륜" 블랙박스 영상 '충격' - 머니투데이
- '이혼' 율희, 양육권 포기 후 아들 만났다…"왜 뽀뽀하고 입 닦아" - 머니투데이
- 카메라 앞 알몸 활보 '나솔사계' 남자 3호…경리 "너무 편하시다" - 머니투데이
- 50대 남녀, 흉기 찔려 숨진 채 발견…휴대폰엔 이별 뒤 다툰 기록 - 머니투데이
- "녹취로 협박" 김준수한테 8억 뜯은 여성BJ…마약 사는데 썼다 - 머니투데이
- "전기차 보조금 없애라" 머스크 속내는…'나만 살고 다 죽자'? - 머니투데이
- 무대 내려오면 세차장 알바…7년차 가수 최대성 "아내에게 죄인" - 머니투데이
- "4만전자 너무 했지, 지금이 줍줍 기회"…삼성전자 8% 불기둥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