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벨트'에 한동훈·이재명 운명 걸렸다...'서울 48석' 놓고 혈투
[편집자주] 4월10일 전국 254개 지역구에서 총선이 치러진다. 여야 모두 이른바 '텃밭'을 제외한 서울, 인천, 경기, 충청, PK(부산·경남) 등 경합 지역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강벨트' '반도체벨트' '낙동강벨트' 등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를 직접 가본다.
4·10 총선을 앞두고 전국의 여야 대진표가 완성돼 가는 가운데 대한민국 수도이자 최대 캐스팅보터인 서울의 민심이 어디를 향할지 주목된다. 특히 여여가 경합을 벌이는 이른바 '한강벨트'가 이번 총선의 승패를 결정짓는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서울은 대체로 진보정당에 우호적이었다. 지난 17대 총선 이후 진보정당이 서울에서 보수정당에 밀린 것은 2008년 18대 총선 단 한 번 뿐이었다. 직전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전체 의석 49석 가운데 무려 41석을 쓸어담았다.
하지만 이후 서울 민심은 다소 보수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집값 상승 등으로 청년층 상당수가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옮겨가면서 서울 주민의 연령대가 높아진 것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2년 치러진 대선과 지방선거 당시 서울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승리한 것이 그 방증이다.
서울 지역 총선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총선에선 기존 노원 갑·을·병 지역구가 노원 갑·을로 합쳐지면서 서울 의석 수가 48석으로 한 개 줄었다.
윤 전 의원은 유능한 경제 전문가 이미지, 전 전 위원장은 소통하는 민생 해결사 이미지를 내세워 경쟁 중이다. 이 지역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3선을 지냈을만큼 진보정당에 유리한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성수동 트리마제, 갤러리아 포레 등 '신흥 부촌'이 형성되며 지역 성향이 보수화되고 있단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중구성동갑과 붙어있는 중구성동을에도 경제 전문가 이혜훈 전 의원을 배치했다. 이 전 의원과 윤 전 의원은 둘 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기도 하다. 중구성동을 민주당 후보로는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이 나서 재선에 도전한다.
마포도 한강벨트에 위치한 격전지다. 마포을에서는 3선을 지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아성에 함운경 국민의힘 후보(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이 도전장을 냈다. 운동권 대 운동권 출신의 대결로도 불리는데, 녹색정의당 장혜영 의원도 이 지역구에 출사표를 냈다.
4선의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컷오프(공천배제)돼 떠나간 마포갑에서는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나선 이지은 전 총경과 대결한다. 이 전 총경은 2022년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 회의에 참석했다 좌천된 인물로 민주당 영입인재다.
의외의 격전지로 떠오른 곳은 영등포갑이다. 4선 의원이자 이 지역에서만 내리 3선을 한 김영주 의원이 당 하위 평가에 반발,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으로 옮겨간 뒤 이 지역 공천을 받으면서다. 전직 민주당 의원과 현 민주당 후보(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가 맞붙는 격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미 이 지역을 방문해 자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등 힘을 쏟고 있다.
4선의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탈환에 나선 동작을 선거 결과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4년 전 이 지역에서 나 전 의원에 이겼던 이수진 의원을 컷오프하고 새롭게 영입한 류삼영 전 총경을 공천했다. 류 전 총경은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경찰 회의를 주도했던 인물로 민주당이 정권 심판의 상징처럼 앞세우는 인물이다.
광진을에서는 고민정 현 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간 '대리복수전'이 펼쳐진다. 오 전 부시장은 '친오세훈계'로 통하는 인물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오세훈 시장은 정치 신인과 다름없던 고 의원에게 단 2746표차로 석패했다.
광진을과 붙어있는 광진갑에서는 3선의 전혜숙 민주당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하고 초선을 노리는 '예비 루키'들 간의 경쟁이 펼쳐진다. 국민의힘에서는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대변인을 지낸 김병민 후보가, 민주당에서는 이정헌 전 JTBC 앵커가 각각 선수로 나섰다.
'신·구' 정치 1번지에서의 대결도 서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전통적인 정치 1번지 종로에서는 3파전이 벌어진다. 이 지역 현역인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 금태섭 개혁신당 최고위원과 붙는다.
대통령실이 옮겨가 '신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용산에서는 관록의 중진과 행정 전문가가 '리턴매치'를 벌인다.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이 국민의힘 후보로 단수공천돼 5선을 노리고 있고., 민주당에서는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출마해 초선에 도전한다. 4년 전 두 사람 간 대결에선 권 의원이 강 후보를 당시 단 890표차로 이겼다.
또 도봉갑 지역은 여야 모두 30대 후보가 공천돼 서울에서 유일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대결로 눈길을 모은다. 김재섭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도봉에서 나고 자란 이로서의 지역에 대한 애정을,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새 얼굴로서의 신선함을 강조했다. 이 지역 3선 의원이던 인재근 민주당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 구로을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과 탈북 정치인으로서 지역구를 강남갑에서 옮겨온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겨룬다.
강서을에서는 진성준 민주당 현역 의원을 상대로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을 지낸 재선 의원 출신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당시만 하더라도 민주당이 지지율에서 앞섰지만 지금은 민주당 공천파동,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효과로 인해 정권심판론과 정권지원론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라며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동작을, 중구성동갑, 영등포갑 등을 관심있게 보는데 세 곳 모두에 민주당이 전략공천했던 만큼 이 지역에서 민주당이 압승한다면 이재명 대표 공천이 괜찮았단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반대의 경우엔 민주당 지지층이 분열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천현정 기자 1000chyu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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