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호남 마음 얻고 싶다"면서도 "도태우, 반성했으면 받아줘야"

최용락 기자 2024. 3. 1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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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막말 겹악재에 당내 부글부글…韓 "李, 언제든 빨리 돌아와 조사받아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험지'인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변호사에 대해서는 "그런 정도 반성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굳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한 위원장은 15일 전남 순천 전통시장인 '웃장'과 광주 충장로 등을 찾아 시민들과 만났다. 충장로에서 한 위원장은 "광주와 호남의 마음을 얻고 싶다. 선택을 받고 싶다"며 "저희가 민주당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광주에서, 호남에서 홀대받을 것을 각오하고 왔다. 그것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었다"며 "왜냐하면 진짜 광주시민의 삶을 개선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진심을 호소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광주 방문 중 기자들과 '도 변호사 공천 취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도 변호사가) 5.18에 관한 과거 발언과 입장이 잘못됐다고 인정하고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이어받겠다고 했다"며 "그런 정도 인정하면 과거에 잘못됐어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정치를 하고 있었을 때의 발언이 아니면 (수용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공관위의 판단은 그 이후에 다른 사안에 대한 언급이 더 나오면 우리 당 입장에서는 공천을 유지하기 어렵지 않은가 그런 새로운 판단을 한 것 같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도 변호사와 장예찬 부산 수영 후보의 문제성 발언은 이미 인터넷상에 다 공개돼 있던 것들인데 공관위가 검증 역할을 못 했던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똑같은 질문을 민주당에도 해달라. 'GSGG'는 그런 문제제기 안 하시지 않나"라고 특유의 '반격 화법'으로 답했다.

'민주당과는 다른 길로 가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견됐을 때 시정하는 과정을 봐주시면 저희 입장을 아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아직 공천 자격을 유지 중인 장예찬 후보의 사과문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는 "자세히 못 봤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의 또다른 '악재'로 여겨지는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주요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및 출국 문제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는 "(고위공직자수사처가 요구하면) 언제든 빨리 돌아와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만 답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우체국 앞에서 총선 출마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위원장은 이처럼 장예찬·조수연 등 후보들의 막말 논란과 이종섭 호주대사 출국 사태에 대해 현상유지적 자세를 취했지만, 당내에서는 계파를 가리지 않고 추가 엄정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출신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전 장관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도 변호사 공천 취소에 대해 "당연한 것이고 더 늦으면 안 됐다"며 장·조 후보에 대해서도 "경중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에 상응하는 반성과 태도를 취하는 쪽이 국민들이 오히려 손을 들어줄 것이다. 당 지도부에서 심사숙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이종섭 호주대사 논란에 대해서도 "총선이 결국 우리 민심의 선택을 받는 상황 아닌가"라며 "당 지도부나 정부도 잘 신중하게 검토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피의자 이재명이 '사법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에 대해 비판해오던 입장에서 조금 이 부분이 걸린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앞서 역시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출신인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도 전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에서 그런(도피) 프레임으로 공격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지 않았을까"라며 "대사 부임 시기를, 물론 외교관계가 촉박하게 가고 이런 사정은 있겠지만, 좀 깔끔하게 여기서 정리를 하고 부임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었다.

원 전 장관은 현재 수도권 판세를 묻는 말에도 "공천 국면을 지날 때까지 한쪽(국민의힘)이 오르고 또 한쪽(더불어민주당)이 국민들한테 욕을 많이 먹고 이런 게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들이 서로 더해지고 빼지고 해서 사실 출발선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악화 추세를 우려했다.

한 위원장이 영입한 민주당 출신 이상민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조 후보에 대해 "속에 그런 마음이 있어도 남들 눈치를 보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회생활을 하려면 그런 얘기를 감히 못할텐데 어떻게 그런 얘기를 그렇게, 제가 볼 때는 용감무쌍한 건지 무모한 건지 사리분별력이 없는 건지 참 기가 막힐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분들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라는 것을 대입시켜서 자꾸 사과했다, 변명했다 뭐 이런저런 핑계대고 변명대고 할 게 아니라 결국 그들의 그런 행태 때문에 국민의힘 다른 후보들한테도 피해를 주는 것 아닌가?"라며 "스스로들 빨리 (사퇴) 결정을 하고, 당도 엄중한 조치를 빨리빨리 내려줘야 당이 살지 지금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국민 앞에 겸손하고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종섭 출국'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임명한 대사에 대해 곧바로 문제가 불거지니까 '임명 철회하겠다' 이런 얘기, 반응은 보이기는 어렵다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 전후 사정을 보면 아니, 왜 지금 또 이종섭 전 장관 같은 인물이 호주대사에 임명되는지 납득이 잘 안 된다"며 "도대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지금 망치는 것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고 국민들께서 굉장히 불편해 하고 화나 있으면 빨리 국민의 뜻의 맞춰야 되지 않나"라며 "작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이 하는 말씀은 무조건 옳다'라고 했지 않나? 이런 말씀에 따른다면 참모들은 어떤 것이 진정한 국민의 뜻에 맞는 조치인지 진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비대위' 지도부인 박은식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종섭 출국'에 대해 "대통령이 초법적으로 '내가 임명했으니 너 나가도 돼' 이것이 아니라 법무부에서 정식적인 절차를 거쳤는데 아무래도 그 전 사건과 맞물리면서 조금 안 좋은 여론이 형성이 됐다"며 "이런 것을 좀 정무적으로 잘 판단하셔서 결정하시지 않을까"라고 했다.

수도권인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김재섭 후보는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조 후보에 대해 "공천이라고 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되는 것이고, 그 두 분에 대한 그 말 자체가 국민들의 눈높이를 충분히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면 지도부 역시 엄중하게 보고 조치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공천 취소까지 나아갈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필요한 조치가 있어야 된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수도권 선거를 굉장히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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