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인터뷰서 또 파병 가능성 시사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4. 3. 1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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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4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프랑스 TV TF1과 프랑스2 채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4일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또다시 언급했다. 지난달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 후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지상군 파견을 포함한) 그 어떤 방안도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 나토 회원국들 간에 뜨거운 찬반 양론을 일으킨 지 약 2주 만이다.

마크롱은 이날 프랑스 최대 방송인 TF1(테에프앙) 및 공영 프랑스2 채널과의 공동 인터뷰를 통해 나토 동맹국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에 “그렇게 할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다”며 “현재 그래야 할 상황은 아니지만, 당분간은 그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평화를 유지하려면 약해져선 안 되고,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며 지난달 27일의 발언을 재확인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러시아가 승리하면 프랑스인의 삶이 바뀌고, 우리는 더 이상 유럽에서 안보를 보장받지 못한다”며 “이 전쟁은 유럽과 프랑스에 있어 실존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에서 승리하면 유럽의 신뢰도는 ‘0′으로 떨어진다”며 “폴란드·리투아니아·루마니아·불가리아 등은 단 1초도 평화를 유지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마크롱은 “만약 전쟁이 유럽으로 뻗어오면 이는 순전히 러시아의 책임”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푸틴은 앞서 지난달 29일 국정 연설을 통해 “러시아에 새롭게 개입하려는 시도는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대규모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상군을 보내 양측의 교전이 벌어지면 핵전쟁으로 비화(飛火)할 수 있다는 위협으로 해석됐다. 마크롱은 이와 관련, “핵은 위협의 수단이 아니라 안보 수단으로서, 확전을 하지 말라는 책임감을 부여한다”며 “핵무기를 가지고 위협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마크롱이 자신의 파병 관련 지난달 발언을 공개적으로 변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발언 직후 나토는 물론 미국과 독일 등 핵심 회원국들은 일제히 “지상군을 보낼 계획이 없다”고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영국은 “이미 파견된 소수의 영국군 외에 대규모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의사가 없다”라는 모호한 입장을 냈고, 라트비아 국방부는 “나토 동맹이 동의하면 라트비아도 파병을 고려할 수 있다”며 나토 내에도 이견(異見)이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이 지난 9일 폴란드 국회에 출석해 “나토군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말하면서, 비공식적 파병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일엔 독일군 장성들이 독일제 타우러스 장거리 미사일의 우크라이나 배치를 논의하면서 서방의 미사일 운용 병력이 일부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러시아 매체를 통해 폭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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