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물리학자, 野 천문학자…올해 ‘과학의 달’에 정치 입문하는 과학자들

송복규 기자 2024. 3. 15. 17: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22대 총선 지역구·비례로 도전하는 과학자들
R&D 예산 삭감·우주항공청 등 과학 이슈 영향
과학자의 정치 도전에 회의적인 시선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황정아 대전 유성을 후보(오른쪽)가 지난 14일 대전 중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제22대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과학기술인들이 국회 입성을 위해 출사표를 내밀고 있다.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우주항공청 설립, 의대 정원 확대처럼 과학계 이슈가 끊이지 않으면서 정치권에 뛰어든 과학기술인을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과학자들이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선택한 정당도 다양하다. 여당과 제1 야당은 물론, 위성 정당에도 발을 들이고 있다. 조선비즈는 제22대 총선을 계기로 정치를 꿈꾸는 과학기술인들을 살펴봤다.

정치 입문을 선택한 과학자 중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은 더불어민주당의 영입인재 6호로 발탁된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과 국민의힘이 평택을에 전략공천한 정우성 포스텍 물리학과·산업경영공학과 교수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에 실린 우주기상 관측 위성 도요샛 개발에 참여한 황 책임연구원은 대전 유성구을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다. 출연연에서 연구한 경험이 있는 만큼 당선된다면 R&D 예산과 연구개발제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황 책임연구원은 연구 외에도 대중 강연이나 칼럼 같은 대외활동을 많이 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이기도 하다. 이미 대중적으로도 친숙해 민주당 후보로 나선다는 소식에 과학계가 술렁이기도 했다. 황 책임연구원은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이상민 의원과 맞붙을 예정이다.

황 책임연구원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에 과학을 아는 사람이나 이공계가 거의 없다”며 “과학이나 R&D 정책이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걸 알리고, 모든 이슈에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려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평택을에 전략 공천한 정우성 포스텍 물리학과·산업경영공학과 교수도 있다. 정 교수는 지난해부터 국민의힘 과학기술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총선 공약개발본부장을 역임했다. 정 교수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평택을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평택을 반도체 벨트 내에서도 차세대 혁신 R&D를 이끄는 ‘미래형 반도체 도시’로 만든다면 ‘제2의 판교’와 같은 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차세대 반도체 R&D 허브’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문미옥 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 문 전 원장은 퇴임 후 조국혁신당 현역 영입 1호로 정치에 다시 도전한다./과학기술정책연구원

비례대표 출마를 통한 정치계 입문을 노리는 과학기술인도 있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에는 나노섬유 분야 연구자인 김익수 일본 신슈대 섬유학부 석좌교수와 탈북자 출신 연구자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이 참여했다. 특히 박 책임연구원은 북한 김정은국방종합대 화학재료공학부를 졸업하고, 탈북 후 서울대 재료공학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허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총선에 나선다.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장을 맡고 있기도 한 허 교수는 한국 지질학계에서 최초로 공룡 화석을 발굴한 연구자다. 정치에 입문하게 되면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기후 변화 대응 등을 중심으로 의정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로 향한 과학기술인들도 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녹색정의당의 1호 인재영입으로 뽑혔다. 현재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8번에 배정된 조 전 원장은 대기과학자인 만큼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구상 중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을 지낸 문미옥 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은 조국혁신당에 입당해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문 전 원장은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받고 정치권에 다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과학기술인들의 총선 도전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이미 이전 국회에도 과학자 출신 의원들이 많았지만, 결국 R&D 예산 삭감처럼 과학계에 치명적인 정책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대학교수는 “그동안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과학자들이 꽤 많았지만, 그들이 실질적으로 과학기술 정책 입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