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사직 공모' 의협 vs 경찰…결국 '교사·방조' 입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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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들에 대한 경찰 조사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경찰과 의협 간부들 간 줄다리가 시작된다.
정부와 경찰의 핵심 논리는 의협 전·현직 간부들이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해 업무개시명령 위반 등 사실상 집단행동을 교사하고 방조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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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들에 대한 경찰 조사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경찰과 의협 간부들 간 줄다리가 시작된다. 핵심은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한 교사·방조 혐의다. 경찰은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 의협 간부들은 "자발적 행동"이라는 논리로 방어선을 구축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을 의료법 위반 교사·방조, 형법상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정부와 경찰의 핵심 논리는 의협 전·현직 간부들이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해 업무개시명령 위반 등 사실상 집단행동을 교사하고 방조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전공의들이 소속된 수련 병원들의 업무에 차질을 빚게 해 업무방해 역시 이뤄졌다고 본다.
형법상 교사는 범행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 범행 의사를 일으킨 경우를 말하고 방조는 범행 의사가 있는 자에게 범행의 실행을 용이하게 하는 것을 뜻한다.
경찰은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의 필요가 있기에 출석하라고 통보한 것"이라며 "조사 과정에서 경찰이 확보한 자료를 가지고 (의협 전·현직 간부들에게) 충분히 질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협 전·현직 간부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 전공의들의 집단 행동은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교사나 방조가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주 위원장은 전날 포렌식에 참관한 뒤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포렌식 하는 과정에 참여했는데 참관하는 동안은 경찰이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해 1시간30분여 포렌식을 참관했다.
노 전 회장과 임 회장의 변호를 맡은 이재희 법무법인 명재 변호사 역시 머니투데이에 "의뢰인들 각각 8시간 가까운 포렌식 조사를 받았지만 경찰이 가져간 건 의협이 모든 의사 회원들에게 보낸 단체 문자 정도"라고 했다.
임 회장에 대한 교사 혐의 적용을 두고 경찰과 변호인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은 노 전 회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 교사·방조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반면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임 회장의 출석요구서에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수련 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 거부를 주도), 의료법 위반 방조(전공의들이 보건복지부 장관이 발령한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도록 방조) 혐의만 적용됐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교사 입증이 더 쉽지 않다고 말한다. 송득범 법무법인 영진 변호사는 "방조보다 교사 입증이 더 어렵기에 수사기관에서 교사보다 방조에 방점을 뒀을 수 있다"며 "동시 사직 방법, 시점, 기한 등이 포렌식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직접적으로 명시된 경우가 아니라면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박 위원장에 대한 3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 20일 오전 10시에는 주 위원장의 2차 조사가 예정돼 있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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