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으로 자금 대이동, 증시 밸류업 서둘러야 하는 이유 [사설]

2024. 3. 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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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1억원을 넘나들면서 투자 열기가 뜨겁다.

주식 투자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3일 기준 52조9972억원으로 2월 말에 비해 1조8700억원 감소했는데, 상당 규모가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자산에 한국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데 이어 이더리움 ETF 승인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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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1억원을 넘나들면서 투자 열기가 뜨겁다.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코스닥 거래대금을 웃돌 정도다.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를 탓할 수 없지만, 가상자산 투자는 변동성이 크다. 자본시장으로 흘러들어가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쓰여야 할 자금이 투기성 강한 시장에 쏠리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기업 밸류업' 구체안 발표를 서둘러 가상자산으로 대이동하는 자금의 물꼬를 주식시장으로 돌려야 한다.

14일 국내 5대 거래소의 가상자산 거래액은 12조2200억원으로, 같은 날 코스닥 거래대금(10조6214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코스피 거래대금(14조1426억원)과도 맞먹는다. 주식 투자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3일 기준 52조9972억원으로 2월 말에 비해 1조8700억원 감소했는데, 상당 규모가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자산에 한국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데 이어 이더리움 ETF 승인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비트코인 반감기가 임박한 점도 상승 요인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주식 투자로 돈 벌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밸류업'에 대한 기대로 1월 중순 이후 상승했던 주가지수는 최근 상승 동력을 잃고 다시 제자리걸음이다. '밸류업' 추가 대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이 상법 개정을 언급했지만, 법 개정은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위한 혜택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일정 지표를 만들어 미달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는데, 주주가치 환원을 위해 기업이 따를 지침을 정부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주주 이익을 대변해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유도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차등의결권이나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기업이 실적 개선을 통해 몸값을 높일 수 있도록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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