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SNS 시대의 역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하원이 Z세대가 애용하는 SNS인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하려 하자, 의원실에 전화가 쇄도했다.
SNS가 전 지구적 서비스로 거듭나면서 한 개인의 네트워크는 그야말로 무한 확장됐다.
하지만 SNS는 빛만큼 어둠을 드리웠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10대 때 SNS가 있었다면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하원이 Z세대가 애용하는 SNS인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하려 하자, 의원실에 전화가 쇄도했다. 일부 의원실은 "1분당 20통에 달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국가안보 우려로 중국 기업 서비스를 떼어내려 하자 미국 청소년들이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SNS는 친구를 찾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나온 인터넷 서비스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클래스메이트'(1995년) '식스디그리'(1997년)가 등장했고, 곧이어 한국에서 '싸이월드'와 '아이러브스쿨'이 1999년 나타났다. 이후 '페이스북'(2004년) 'X'(옛 트위터·2006년) '인스타그램'(2010년)이 등장했고 2016년엔 틱톡이 태어났다. SNS가 전 지구적 서비스로 거듭나면서 한 개인의 네트워크는 그야말로 무한 확장됐다. 집, 지하철, 학교에서도 유명 인사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명품이 유행하는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SNS는 빛만큼 어둠을 드리웠다.
심각한 범죄 정보, 끔찍한 테러 소식, 자극적이고 성적인 영상이 마치 내 앞에서 벌어지는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냈다. 존재하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인식되는 '시뮬라크르'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부모들은 자녀가 보호자 없이 공원에 갈 수 있는 연령을 최소 14세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어둡게 여긴 부모는 자녀들을 집에 머물게 하려고 스마트폰을 쥐여줬다.
SNS는 즐거움을 주지만 분노, 죄책감, 외로움, 질투를 동시에 안긴다. 청소년 자살률 상승은 어느덧 세계적 추세가 됐다. 국내 청소년 자살 사망자 수는 2019년 10만명당 5.9명에서 2021년 7.1명으로 20% 이상 상승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10대 때 SNS가 있었다면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실수로 얼룩진 10대 시절 SNS에 남아 있는 흔적이 인생의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태어난 SNS가 마주한 역설이다.
[이상덕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잘못된 심성의 금수저는 싫다”…썼다가 ‘빛삭’한 홍준표 글, 또 이강인 저격? - 매일경제
- “개인 병원 차리지 뭐”…전공의 주장에 정부 “개원 불허” - 매일경제
- “나도 친구 덕 좀 보려나”…흥행예감 ‘이 주식’ 때문에 덩달아 오르는 로봇주 - 매일경제
- 한국 오는 오타니, 이 호텔 선택했다…15일 전세기로 입국 “만반의 준비 마쳐” - 매일경제
- “알바 굳이 왜 해? 돈이 복사되는데”…코인 ‘대박’ 수익 인증글 보니 - 매일경제
- 물가 전혀 안 잡히네…미국 증시 ‘털썩’ 내려앉힌 PPI 보니 [월가월부] - 매일경제
- [단독] “아파서 주사 맞았다고 하세요”…‘실손 빼먹기’에 경고 날린 금융당국 - 매일경제
- 한국만 들어오면 하향화? 한국에 럭셔리 호텔 없는 이유는… [호텔 체크人] - 매일경제
- “소아과서 개고생하다 피부과 가니 천국”…의사들 ‘피·안·성’ 쏠림 부추기는 실손보험 -
- 오타니, 서울시리즈 앞두고 배우자 공개...그 정체는?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