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학회 2곳 "병원 지킬 것…국민·전공의에 죄송하고 미안해"

박정렬 기자 2024. 3. 15. 17:2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필수 의료의 최전선에서 24시간, 365일 병원을 지켜 온 뇌혈관학회 2곳이 전공의 집단 이탈 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국민에게 의료 공백 상황이 해결될 때까지 병원을 지킬 것이라며 머리를 숙였다.

양 학회는 먼저 "전공의들의 사직과 이에 대한 정부의 탄압, 이를 지켜보다 못한 의대 교수들의 저항이 이어지는 악화일로의 상황에서도 대한뇌혈관외과학회와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회원들은 필수 의료의 최전방에서 환자 곁을 묵묵히 지켜왔다"고 운을 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 수술실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필수 의료의 최전선에서 24시간, 365일 병원을 지켜 온 뇌혈관학회 2곳이 전공의 집단 이탈 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국민에게 의료 공백 상황이 해결될 때까지 병원을 지킬 것이라며 머리를 숙였다. 학교와 병원을 떠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는 "미래가 위험해진 것에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사태 해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와 대한뇌혈관외과학회는 15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현재 의료 상황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이들은 뇌동맥류, 뇌출혈 등 고난도 뇌 수술을 책임지고 있다.

양 학회는 먼저 "전공의들의 사직과 이에 대한 정부의 탄압, 이를 지켜보다 못한 의대 교수들의 저항이 이어지는 악화일로의 상황에서도 대한뇌혈관외과학회와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회원들은 필수 의료의 최전방에서 환자 곁을 묵묵히 지켜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책 자체의 좋고 나쁨, 혹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갑작스러운 전공의 사직에 의한 의료 공백은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되는 사태"라며 "정부도 의료계도 한발 물러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 상황을 정리했다.

양 학회는 의견을 밝히기에 앞서 국민과 의대생, 전공의에게 각각 "죄송하다" "미안하다"고 사죄했다. 국민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며 "의사들의 주장이 아무리 미래의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 하지만 지금 당장의 문제는 현실이다. 조속하고 합리적 해결이 될 때까지 저희는 병원을 지키고 있겠다"고 했다. 후배 의사들에게는 "한참 배우고 공부해야 할 시점에 과거와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미래가 위험해진 것"에 대해 미안함을 전했다.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티비를 통해 서울의대 교수 전원 사직 결정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이어 양 학회는 "정부가 말하는 필수 의료가 곧 양 학회 구성원이 하는 의료이며, 지난 시간 동안 잘못된 의료 시스템의 폐해를 그대로 받아왔던 당사자"라면서 "응급실과 중환자실 그리고 수술실을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을 받아드렸다. 그러나 환자 곁을 지키기 위해 시류에 무관심했던 결과 작금의 사태가 벌어진 것에 책임을 느끼며 현재 상황의 타개를 구하고자 한다"고 정부의 행동을 촉구했다.

이 성명서에는 국민 건강이라는 대의 아래 △폭력적 법 집행을 내세워 의사 단체 범죄 집단화하는 것을 즉시 중단할 것 △정부가 혼란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당사자와 협의·합의할 것 △의협과 전공의협의회는 정부가 협의를 제안하면 책임감을 갖고 응할 것 △휴학 중인 의대생들은 협상을 개시하면 즉시 학업에 복귀할 것 △향후 의료 정책 수립에 있어 전문가 집단과 소통하고 당사자 합의로 정책을 수립할 것 △의료비용 증가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논의할 것 등 7개 요구 사항이 담겼다.

양 학회는 "대한민국 의료의 최전선에서 암울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보낸 우리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며 "후방의 총성이 멎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