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츠 고 쇼헤이! 레츠 고 다저스!” 오타니 입국에 콘서트장이 된 인천공항[스경X현장]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 | 윤은용 기자

굳게 닫혀있던 입국장 게이트가 마침내 열렸다. 그리고 기다리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순간 인천국제공항은 콘서트장이 됐다. ‘레츠 고 쇼헤이, 레츠 고 다저스’를 연호하는 팬들 사이에서, 오타니는 멋쩍게 웃으면서 그대로 입국장을 빠져 나갔다. 아주 잠시 동안이었지만, 그 여운은 꽤 길게 갔다.

오는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개막 2연전인 ‘서울 시리즈’를 치르는 다저스 선수단이 15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했다.

이날 다저스 선수단이 나올 입국장 A카운터 주위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수백명에 달하는 팬들이 수많은 취재진과 뒤섞여 다저스 선수단이 도착하길 기다렸다.

그들 대부분은 오타니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었다. 이날 공항을 찾은 팬들 중 다수는 앞서 새벽에 도착한 샌디에이고 선수들까지 보고 그대로 그 자리를 지켰다. 고양에서 왔다는 대학생 김주민씨(21)는 “오타니를 언제 또 한국에서 볼 수 있을까 싶어 왔다”며 “오타니 뿐 아니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무키 베츠 같은, 메이저리그에서 내노라하는 슈퍼스타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기대에 부풀어 말했다.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LA 다저스 선수단 입국을 기다리는 팬들. 인천공항 | 윤은용 기자

오타니의 한국 팬클럽부터 시작해 수많은 팬들이 오타니를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일부는 서서, 일부는 바닥에 앉아서 기다렸다. 한국 사람 뿐 아니라 일본에서 온 사람들도 꽤 많았다. 한 일본 팬은 취재진에게 “오타니가 여기로 오는 것인가”라며 물어보기도 했다.

오후 2시 33분쯤 비행기가 착륙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됐다. 그리고 15분 정도 지난 후, 오타니가 마침내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검정색 모자를 거꾸로 쓰고 흰 티셔츠에 검정색 외투를 걸친 오타니가 다저스 선수단 중 가장 먼저 빠져나왔다. 오타니는 입국장을 빠져나오면서 수시로 뒤를 돌아봤는데, 조금 떨어진 뒤에서 아내가 같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오타니의 아내는 다소 엄중한 경호를 받으면서 오타니의 뒤를 따라 빠져나왔다.

다저스는 한국 출국을 앞두고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선수들과 가족들의 모습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오타니가 아내와 다정한 포즈로 찍은 사진도 포함돼 있었다. 오타니는 지난달 29일 SNS를 통해 자신의 결혼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 아내는 정말 평범한 일반인”이라고만 하면서 자세한 신상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야구 팬들은 일본여자프로농구 선수로 활약했던 다나카 마미코를 오타니의 아내로 지목했고, 사진을 통해 공개된 여성의 외모를 보면 다나카가 맞는 것처럼 보인다.

오타니 쇼헤이와 아내 다나카 마미코가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 | 정지윤 선임기자

오타니에 대한 여운이 남아서였는지, 팬들은 뒤이어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통역을 맡고 있는 미즈하라 잇페이가 모습을 드러내자 잇페이를 외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다저스의 또다른 슈퍼스타인 베츠의 등장 때도 엄청난 환호성을 보냈다.

오타니를 필두로 하나둘씩 입국장을 빠져 나온 다저스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조용한 모습이었다. 팬들의 사인 요청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한편 다저스는 개막 2연전에 앞서 오는 17일 키움, 18일 한국 야구대표팀인 팀 코리아와 연습경기를 갖는다. 샌디에이고는 17일 팀 코리아, 18일 LG와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LA 다저스 무키 베츠가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 | 윤은용 기자

인천공항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