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코트인줄...' 알카라스, 즈베레프 상대 복수전 성공 [인디언웰스]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2위)가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2024 인디언웰스(BNP파리바오픈) 남자단식 4강에 올랐다. 하드코트인 인디언웰스임에도 클레이코트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활동 반경과 스피드를 앞세워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6윌)를 따돌렸다. 지난 호주오픈 8강에서 즈베레프에 당한 패배를 설욕한 알카라스는 3년 연속 인디언웰스 4강 진출에도 성공했다. 4강 상대는 올해 가장 뜨거운 야닉 시너(이탈리아, 3위)다.
알카라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 테니스가든 1번코트에서 열린 남자단식 8강전에서 즈베레프를 6-3 6-1로 제압했다. 예상 외의 낙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중에는 의외의 소동이 있었다. 1세트 초반 벌떼들의 습격으로 인해 약 2시간 가량 경기가 지연됐다. ATP에 따르면 랜스 데이비스라는 양봉업자까지 출동하고 나서야 사태가 진정될 수 있었다.
2시간의 지연은 알카라스의 경기력에 전혀 지장을 주지 못했다. 되려 오후 피크 타임이 지나고 햇볕이 다소 누그러지니 알카라스의 활동력이 더욱 빛나는 보였다.
알카라스는 1세트 2-1로 앞선 4번째 게임에서 첫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리턴 상황이었음에도 공격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즈베레프는 듀스 상황에서 마지막 두 포인트를 네트 걸림-더블폴트로 브레이크를 내줬다.
이후에는 완벽한 알카라스의 페이스였다. 즈베레프가 못했다기 보다 알카라스가 너무 잘했다. 베이스라인 공격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으며, 드롭샷의 정확도는 완벽에 가까웠다. 코트 전방을 커버하는 엄청난 스피드로 즈베레프의 공격에 되려 역공으로 받아쳤다. 즈베레프의 공격이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았음에도 알카라스의 후속 대응이 결국 득점까지 연결됐다.
하이라이트는 2세트 2-0으로 앞선 첫 랠리였다. 네트를 선점한 즈베레프는 드롭샷으로 알카라스를 네트 앞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이어 회심의 크로스 발리로 득점 찬스까지 잡았다. 하지만 알카라스는 역동작에 걸린 와중에도 기어코 미끄러지며 수비에 성공해냈고 결국 즈베레프의 실수를 유도해냈다. 하드코트임에도 클레이코트에서의 움직임을 완벽히 재현했다.
알카라스는 2세트 더욱 완벽한 경기력으로 6-1로 매치를 끝냈다. '알카라스가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수준의 2세트 경기력이었다.
알카라스의 오늘 경기 2세트 주요 지표
첫 서브 성공률 : 86%
첫 서브 득점율 : 83%
브레이크 성공률 : 75%
위너 : 8개
언포스드에러 : 2개
네트 포인트 성공율 : 70%
전체 포인트 점유율 : 64%
최근 상대전적에서 2연패로 밀리고 있던 즈베레프를 상대로 알카라스는 복수전에 성공했다. 2월 부에노스아이레스오픈(ATP 250, 아르헨티나)에 이어 시즌 2번째 4강 진출이다.
이번 시즌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야닉 시너에 밀려 알카라스는 라이브랭킹이 3위로 떨어진 상황이다. 더군다나 알카라스는 지난 대회에서 우승했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하지 못하면 랭킹 포인트는 되려 하락하고 만다. 시너와의 4강이 성사된 현재, 준결승에서 승리하는 선수가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ATP 라이브랭킹(오늘 경기 결과 포함)
1위. 조코비치 9725점
2위. 야닉시너 8310점
3위. 알카라스 8205점
4위. 메드베데 7515점
5위. 즈베레프 5060점
6위. 루블레프 4970점
즈베레프는 알카라스의 벽에 막히며 생애 첫 인디언웰스 4강 진출이 좌절됐다. 2015년부터 인디언웰스에 출전 중인 즈베레프이지만 최고 성적은 여전히 8강(2021년, 2024년)이다. 다만 루블레프를 밀어내고 세계 5위 자리를 수복한다. 즈베레프의 TOP 5 복귀는 2022년 10월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한편 반대편 대진에서는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4위)와 토미 폴(미국, 17위)이 4강에서 격돌한다. 메드베데프는 홀게르 루네(덴마크, 7위)를 7-5 6-4로, 폴은 캐스퍼 루드(노르웨이, 9위)를 6-2 1-6 6-3으로 제압했다. 메드베데프는 2년 연속 4강 진출이며, 폴은 생애 첫 인디언웰스 4강이다.
2024 인디언웰스 남자단식 4강전은 하루 휴식일을 취한 후 16일(현지시간, 한국시간은 17일)에 열린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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