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 "댓글 안 봐"→손석구 "궁금해서 출연"...현실과 허구 사이 '댓글부대' (종합)
안국진 감독 신작 "기자 그 자체인 영화"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 출연...댓글에 대한 생각은?
'댓글부대', 3월 27일 개봉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댓글이 일상인 배우들이 연기한 영화 '댓글부대'. 출연 배우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1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댓글부대'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은 안국진 감독과 배우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이 참석했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드라마다. 2015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주목받은 안국진 감독의 신작이다.
안 감독은 "기자 그 자체인 영화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영화를 소개했다. 또한 소재가 된 댓글부대에 대해서는 "영화를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있을 것 같지만 실체를 모르겠고, 없다고 하기엔 모르겠고 잘 모르겠다. 장담할 수 없는 것 같다. 현상은 있지만 증거는 없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2015년 출판된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그러나 원작과는 상당 부분 다른 지점이 있다고 한다. 안 감독은 "소설 원작이라고는 하지만 많은 부분이 다르다. 실제 제가 취재하고 만나본 사람들이 많았다. 영화에 나오는 것들이 대부분 실화에 가깝다는 건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손석구는 복직을 노리는 기자 임상진 역을 맡았다. 그는 "어떻게 기자처럼 보일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라며 "자기를 증명하는 것에만 눈이 먼 이기적인 기자로만 보이지 않길 바랐다. 비호감이 아닌 따라가고 싶은 캐릭터를 구축할까 고민했다. 임상진이라는 캐릭터가 짠하고 귀여웠다"라고 연기 포인트를 설명했다.
김성철은 댓글부대 팀알렙의 실질적인 리더 찡뻤킹 역을 맡았다. 그는 "촬영 당시에는 찡뻤킹만의 정의감에 중점을 뒀다. 그 사명감이 잘 드러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각자의 캐릭터가 하나의 색깔처럼 보이길 바랐다. 잘 나온 것 같다. (팀알렙) 셋의 앙상블도 좋았다"고 전했다.
김동휘는 후킹한 스토리를 짜는 익명의 작가이자 임상진에게 댓글부대의 존재를 알리는 제보자 찻탓캇 역을 맡았다. 그는 이번 캐릭터에 대해 "아이처럼 표현하려고 했다. 팀알렙과도 있고 임상진 기자도 만나기에 공통점을 가져가면서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는 것들을 고민했다. 영화 전반에 계속 나오니 전체적으로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홍경은 극 중 온라인 여론 조작의 위력을 체감하고 점점 더 빠져드는 키보드 워리어 팹택 역을 맡았다. 그는 "둘에 비해 외부에서의 접촉이 없다. 어떻게 이 친구가 적절하게 모습을 이끌어낼까 고민했다"라며 "그 행동을 하는 이면에 있는 결핍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팀알렙 세 배우의 현실감 넘치는 티키타카 호흡도 돋보인다. 이에 대해 김성철은 "재밌게 찍었다. 현장에서 놀면서 찍은 게 결과물로 나왔다. 감독님도 그걸 바라셨다. 세 인물이 각자의 색깔들을 정확히 표현하고 갖고 있어야 그 앙상블도 재밌을 것 같았다"라며 믿음과 친말감 속에 주고 받는 유기적 호흡을 과시했다.
배우라는 직업 특성상 현실에서 댓글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한다. 당연히 영화 소재를 받아들이는 심정이 남다를 것 같다.
이에 손석구는 "제 스스로가 잘 모르고 헷갈리기에 이 영화를 택한 것 같다. 알면 호기심이 안 생겼을 것 같다"라며 작품 선택 계기를 밝혔다.
이어 "무형의 무언가이기에 호기심을 자극하고, 거기서 마음 아파하고 기뻐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고, 미래는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 사회 현상이라고 본다. 호기심이 간다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김성철은 "무엇이 진짜고 가짜인지 현실에 살면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웬만한 뉴스를 다 안 믿는다. 이 작품하면서 더 안 믿게 됐다. 배우들은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이니 댓글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 웬만하면 안 본다.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라며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밝혔다.
김동휘는 "영화 찍기 전에는 댓글에 일희일비했다. 영화 찍으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구조 자세히 알게 되면서 똑똑하게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야겠다 생각했다"고 영화를 통해 느낀 점을 전했다.
홍경 역시 "요즘은 손으로 만져지고 실체가 있는 것보다 그렇지 못한 것들이 많은 시대인 것 같다. 그런 이야기 다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에 호기심이 컸다. 알아보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 찍고 나서 생각지 못한 부분도 많이 알게 됐다. 좋은 배움이었다"고 받아들였다.
극 중 여러 온라인 밈이 등장하기도 한다. 안 감독은 이에 대해 "밈의 역사부터 공부하려 했다. 저작권 문제 때문에라도 많은 공을 들였다. 끝내 누굴 찾으면 허락 받아서 쓰기도 했다. 실체가 없구나, 자연발생한 것이구나 하면 되려 불안해서 쓰지 못했다. 핸드폰이 없는 웹툰작가님들의 연락을 몇 달간 기다리기도 했다"라고 비하인드도 전했다.
또한 극 중 밈의 재료로 활용된 손석구는 "감독님이 처음에 민망해하시면서 이런 아이디어 있는데 싫으면 안 해도 된다고 하셨다. 근데 전 괜찮다고 더 세게 해도 된다고 했다. 제가 인터넷 밈에 대해 잘 몰랐다. 이런 걸 통해 소통하는구나 싶었고, 재료가 된 게 재밌었다"라고 웃어보였다.
영화는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명확히 드러내기 보다는, 다양하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배우들 역시 이 지점을 영화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손석구는 "현재의 웃픈 현실 사회를 보여주는 잘 짜여진 풍자극으로 봤다. 블랙코미디 느낌도 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보고 나와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김성철 역시 "영화를 보고 여운이 남는다거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게 요즘 쉽지 않다. 우리 영화 보고 많은 여운 남으실 것 같다. 실제로 있을까, 진위 여부에 대해 토론거리가 될 것 같다"라며 영화 후토크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댓글부대'는 오는 3월 27일 개봉한다.
사진=MHN스포츠 DB,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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