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권영세가 낫지" vs "정부 견제하려 강태웅"... 용산 리턴매치
"4선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 주민을 잘 대표하고 소통할 것 같다."(서울 용산구 이촌동 거주 50대 회사원)
"(정부) 견제를 위해 정당을 보고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뽑을 것이다."(서울 용산구 한남동 거주 50대 주민)
대통령실이 새로 터를 잡은 서울 용산구가 4·10 총선에서 민심의 바로미터인 '신정치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용산은 19대 총선 새누리당(진영)·20대 총선 더불어민주당(진영)·21대 총선 국민의힘(권영세) 등 선거마다 당선되는 정당이 바뀌어온 격전지다.
이번 용산구 선거는 '리턴매치'다. 직전 21대 총선에서 득표율 0.66%p(포인트), 단 890표 차이로 승리한 권영세 의원이 서울 부시장 출신 강태웅 후보와 다시 맞붙는다.
국민의힘은 용산을 한강벨트 탈환을 위한 교두보로 보고 일찌감치 윤석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부터 통일부 장관까지 맡았던 대표적인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인 권 의원을 단수 공천했다. 5선에 도전하는 권 의원은 다선의원의 안정감, 신뢰감에 더해 중앙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서울시에서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강 전 부시장은 지난 총선 패배의 설욕을 벼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한강 벨트(중·성동갑, 중·성동을, 광진갑·을, 용산, 마포갑·을, 영등포갑·을, 동작갑·을 등)에서 유일하게 지난 총선서 당선자를 내지 못했던 용산의 민심을 잡기 위해 이재명 당 대표가 직접 나서는 등 지원 사격에 나섰다.
14일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이 확인한 용산구의 민심은 전통적인 격전지답게 대학가가 있는 청파동·남영동과 부촌이 자리 잡은 이촌동·용산동5가 등 지역별로, 혹은 대학생·노년층 등 연령대별로 확연하게 갈렸다.
용산구 이촌동에 사는 50대 회사원 B씨는 이촌역 앞 도로를 가리키며 "이곳이 대통령이 출퇴근하는 거리다. 거리 쓰레기도 없어지고 정돈돼서 많이 깨끗해졌다"고 말했다. B씨는 "권영세 의원이 지역 주민을 잘 대표하고 소통할 것"이라며 "어제 용산구에 이재명 대표가 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건 '배드 뉴스(좋지않은 소식)'다"고 주장했다.
반면 용산구 한남동에 사는 60대 C씨는 "대통령 때문에 보행 신호가 수시로 바뀌는데 이에 대한 고지도 없다"며 "이태원은 원래 막히는데 아플 때 병원 가는 길까지 막히는 게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새로 올 국회의원이 이 길거리를 직접 걸어보면서 얼마나 불편한지를 공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용산구 한남동에 거주하는 50대 D씨는 "자리가 좋은 청와대를 내버려 두고 왜 굳이 대통령실을 옮겼는지 모르겠다"며 "시위가 많아진 것도 그렇고 옮긴 게 안 좋다"고 말했다. 방씨는 "(현 정부가) 검찰 권력을 이용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견제를 위해 정당을 보고 강태웅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1대 총선 때에도 용산구에서 투표를 했다는 20대 대학원생 E씨는 "(용산구는) 주변을 보면 보수 정당에 대한 지지가 높은 곳이라고 느낀다"며 "지난 총선과 후보가 같기 때문에 가장 크게 주목하는 부분은 이런 지지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부분이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 의석 수를 지켜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보수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편이라 예상 밖 결과가 나왔으면 하지만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파동에 거주하는 20대 F씨는 "이번 총선은 너무나 심각해진 정치 양극화를 해결할 인물들이 나와야 하는 선거다"며 "협치하는 인물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F씨는 "지금 정부는 국민, 언론과 소통이 부족하다"며 "정권과 잘 소통하고 때로는 쓴소리를 할 줄 아는 후보자라면 지지 정당과 상관없이 고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부촌이 위치한 이촌동 인근 거주민이나 노년층은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살다가 이촌동에 정착한 60대 G씨는 권영세 의원에 대해 "평가하고 싶지 않다"며 "국회의원에게 무슨 힘이 있냐"고 말했다. 한씨는 "(총선 관련해) 한동훈이냐 이재명이냐를 고려해야 한다"며 "내겐 한동훈이 이재명보다 훨씬 훌륭하다"고 말했다.
보광동에 사는 70대 H씨는 "과거엔 매년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엎었는데 권 의원이 당선된 후론 그런 일이 줄었다"고 권 의원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H씨는 "대화가 통하고 젊은 사람을 위하는 정치인이 필요한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표적이다"며 "젊고 옷도 잘 입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I씨는 "이번엔 그럴듯해 보이는 정책보다 현실 가능성 높은 정책인지 위주로 공약을 볼 것 같다"며 "선거 유세 기간 시민들에게 얼굴을 비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얼굴만 많이 비치지 말고 현실 가능성 있는, 지역 발전을 생각한 공약을 많이 발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용산구 이촌동 토박이라는 70대 J씨는 "용산역을 지하화한다는 공약을 후보들이 다 내세우는데 이번에 꼭 추진됐으면 한다"며 "이촌역도 시끄럽기 때문에 이촌역도 지하화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J씨는 "공약을 보고 후보를 뽑을 때 고민해볼 것"이라고 했다.
이태원동에선 상권 회복에 대한 염원이 강했다. 이태원동에서 음시점을 운영하는 30대 K씨는 "코로나에 이어 핼러윈 참사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상인들이 많이 떠나고 있다. 매출이 요즘 조금 회복됐지만 여전히 전처럼 좋은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핼러윈 참사 문제를 떠나 경제가 안 좋은 게 직격탄이라고 생각도 들기에 이를 잘 챙겨줄 사람을 원한다"고 밝혔다.
남영동에 거주하는 20대 L씨는 "용산이 신정치 1번지로 꼽히는 만큼 거물급 정치인들이 출마할지, 누가 나올지 기대하고 있었는데 지난 총선과 같은 후보들이 나왔다"며 "민주당의 강태웅 후보를 뽑으려고 하는데, 지금 내세운 공약들이 당선 후 행동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말뿐인 공약은 멈췄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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