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서울` 탄생하나…30년 묵은 지방행정체제 개편 추진
정부가 인구감소·지방소멸 등 행정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자치 출범 후 30년간 유지되어 온 지방행정체제의 새로운 방향 검토에 나선다. 행정체제 개편 관련 위원회를 만들어 기본계획 수립 등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윤석열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맞는 해인만큼 국정과제 핵심성과를 다수 창출하고 문제 해결 중심의 '행동하는 정부' 역할도 강화한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15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4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올해 '안전한 일상, 역동적인 지방, 따뜻하고 신뢰받는 정부 구현'이라는 비전을 설정했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하는 정부'를 이끌어 가기 위해 지방시대 정부, 국민안전 정부, 디지털플랫폼정부, 민생정부, 대통합정부 등 5대 분야 정책들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우선 지역별로 진행 중인 자치단체 통합, 특별자치단체 구성, 메가시티 등 다양한 방식의 행정체제 개편 논의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다음달 '미래지향적 행정체제 개편위원회'를 출범시킨다. 자문위원회 성격이지만 지방행정체제 개편방향과 절차, 특례, 지원방안 등의 기본계획을 수립해 발표하고 지역 주민 의견 수렴 등의 공론화 역할도 맡을 예정이다.
개편위 출범 관련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 30년 동안 지방행정 체제가 큰 변화 없이 유지돼온 측면이 있다"며 "내년 지방자치 30주년을 맞아 지방자치를 보다 발전적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점검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투자기반 확대를 위해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민간투자와 연계해 '지역활성화투자펀드'를 조성한다. 기금 1000억원을 출자하고 펀드를 통해 약 3조원 규모의 지역개발 재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고향사랑기부제 2.0도 준비한다. 기부한도를 연 500만원에서 내년에는 2000만원으로 상향하고 지정기부 도입 등 기부방식을 개선해 보다 활성화를 추진한다.
지방공기업의 지역 기여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지역사업에 대한 투자 제한 완화도 추진한다. 작년 17조1000억원 수준이었던 투자규모를 올해 20조2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비수도권의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하거나 창업하는 기업에게는 부동산 취득세(50%)·재산세 감면(5년간 100%) 등 과감한 세제혜택과 함께 조례로 규정된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규제의 집중적 해결도 나선다. 정착환경 조성을 위해 빈집을 정비해 공유사무실·공원 등으로 활용하거나,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에서 주택을 신규로 취득(세컨드 홈) 시 세부담 완화(기존주택에 1주택 특례)도 계획했다.
지방세제는 체감도 높은 과제를 발굴해 시행한다. 출생가구 주거 지원을 위해 이들 가구가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 취득 시 취득세를 면제(가액 12억원 이하, 500만원 한도)하고, 서민주택(1억원 미만, 40㎡ 이하)의 취득세는 면제를 연장한다. 자동차세 형평성 확보를 위해서는 현재 과세기준인 배기량 외에 차량가격 등 다양한 기준의 과세적합성을 검토해 하반기 중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에도 꾸준히 발생하는 '송파 세모녀 사건'같은 위기가구를 조기 파악해 지원을 강화한다. 단전·단수, 요금체납 등 위기징후 정보를 활용해 선별한 가구에 긴급상황을 파악하는 모니터링시스템을 시범운영하고 복지부의 '행복이음' 등 복지서비스 연계도 추진한다.
국민안전 확보와 관련 작년 오송참사와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지하차도는 물이 15cm만 차도 전면 통제하고, 자동진입차단시설을 설치하는 등 침수 피해 방지책을 실시한다. 스마트계측관리시스템, 지능형 CCTV 관제 등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는 시스템도 적극 도입한다.
행정서비스와 관련해 행안부는 올해 1월에 발표한 '디지털행정서비스 국민신뢰 제고대책'의 차질없이 이행을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 장애로 시작된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상시 모니터링과 위험분산 구조 적용, 체계적 점검 등 관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불필요한 인감증명 요구를 정비 및 인감증명서 온라인 발급, 모바일 신분증 확대 적용, 디지털지갑 도입 등 공공서비스가 보다 편리해질 수 있도록 개선에 나선다. 올해 말에는 개개인 상황을 분석해 맞춤 공공서비스를 미리 알려주는 '혜택알리미'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고 차관은 "국민, 기업·소상공인, 자치단체·정부 등 행안부의 3대 주요 정책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책 30선도 마련했다"며 "문제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를 이끌고, 국민이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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