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화 우려" 유일한 손녀 반대에도 유한양행 '회장직'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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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에서 28년 만에 회장직을 부활시킨 유한양행의 사유화 우려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그동안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故 유일한 박사의 신념에 따라 회장 없이 직원 출신의 사장이 운영하는 경영체계를 유지해 왔지만 회장과 부회장 선임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정관 개정안이 주총 문턱을 넘었다.
15일 유한양행의 제10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장과 부회장 직위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긴 정관 개정안이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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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50대 제약회사 성장 위한 것"
15일 유한양행의 제10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장과 부회장 직위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긴 정관 개정안이 통과됐다. 부의안건으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 주주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회장직이 부활하면 유 박사를 보좌했던 연만희 고문 이후 두 번째 회장이 나온다.
기존 정관 제33조는 '이 회사는 이사회의 결의로서 이사 중에서 사장, 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약간인을 선임할 수 있다'에서 '이사회 결의로서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약간인을 선임할 수 있다'로 변경된다.
주총 현장에는 미국서 급거 귀국한 유 박사의 손녀이자 하나뿐인 직계 후손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가 참석했다. 회장직 부활의 우려를 표한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한양행이 할아버지의 창립 원칙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관련 정관은 68% 투표에 95%가 찬성하면서 유 이사의 주장은 물거품이 됐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회장과 부회장 신설은 다른 사심이나 목적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에 제 명예를 걸고 말할 수 있다"며 "회장과 부회장을 두더라도 임원의 일부로 직위만 다는 것이지 특권을 주거나 이런 것은 없기 때문에 주주들이 이 점은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측은 회장 신설과 관련해 미래지향적인 조치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회장·부회장 직제 신설에 대해 "회사의 목표인 글로벌 50대 제약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선제적으로 직급 유연화 조치를 한 것이라는 것이다"며 "특히 일부 거론되고 있는 특정인의 회장 선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관 개정은 크게 세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회사의 양적· 질적 성장에 따라 향후 회사 규모에 맞는 직제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어 글로벌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로 도약하고 있는 시점에서 향후 우수한 외부인재 영입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이며 마지막으로 현재 '대표이사사장'으로 정관상 표기되어 있는 것을 표준정관에 맞게 '대표이사'로 변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직제 신설 또한 미래 지향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조 사장은 "글로벌 갈등 국면과 더불어 인플레이션의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주주들의 뜨거운 성원과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다양한 성과를 이루는 한해였다"며 ""2년 후 유한의 100년사 창조를 위해 올해 글로벌 혁신 신약으로 당당하게 서게 될 렉라자를 필두로 유한양행의 비전인 'Great Yuhan, Global Yuhan'을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선 기자 sun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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