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논란 올해는 끝내나… 제주 관광객 환경분담금 입법 예열
“과잉관광 심화…타시도와 형평성 문제 없어”
숙박 1500원·렌터카 5000원 제시
내국인관광객 감소세 속 우려 제기도
제주를 찾는 관광객 등에게 1만원 이내의 환경보전분담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 제주도에 따르면 한국환경연구원은 (가칭)제주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 실행방안 마련 용역을 통해 “제주환경보전분담금을 도입하면 국내에서 최초지만 서구 유럽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관광객에게 일정 부분 금전적 부담을 지우는 것은 일반화되고 당연시되는 상황”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제도 도입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1년 제주도 관련 실무단은 숙박(1인당 1500원), 렌터카(1일 5000원, 승합 1만원, 경차 및 전기차 50% 감면), 전세버스(이용요금의 5%) 이용객에게 징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4인 가족이 3박 4일 일정으로 렌터카를 이용해 제주여행을 한다면 3만8000원(숙박 4명 3박 1만8000원 렌터카 4일 2만원)을 환경보전분담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위성곤 국회의원은 관련 입법안에서 제주도 조례로 1만원 이내의 금액을 제안한 바 있다.
‘관광세’, ‘환경세’, ‘부담금’, ‘기여금’, ‘협력금’ 등으로 다양한 명칭이 사용되며 ‘입도세’ 논란이 제기됐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자연생태계를 직접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입도인에게 생태계서비스 증진 목적의 분담금을 부과하는 것에 대해 적정성 여부가 문제될 수 있지만, 포괄적인 입도인 대상이 아닌 숙박객이나 자동차 이용자를 대상으로 부과한다는 점과 ‘부담금관리 기본법’에 따른 부담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어 “제주는 과잉 관광 문제가 다른 시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화하고 있고 핵심적 대응 수단으로 관광객을 대상으로 일정한 금전적 부담을 부과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며 섬 지형 특수성과 독특한 생물다양성을 보유한 제주도의 환경수용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어 환경보전을 위한 재정 수단 마련을 위해 분담금 도입이 필요하다”며 다른 시도와의 형평성에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타 지자체와의 일률적이고 형식적 평등을 이유로 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오히려 헌법 제11조의 실질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본다”라며 “더 나아가 타 시도의 분담금 도입에 관한 문제는 입법사항이라는 점에서 국회의 입법 심의를 통해 타 시도의 분담금 도입의 필요성이 합리적으로 인정된다면, 도입 하는 것이 국가적 측면에서 자연환경보전을 위해 바람직하고 자치권 확대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추후 강원도와 울릉도 등 타 지자체와 함께 제도 도입을 위해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라며 “제주환경보전분담금이 제주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금전지급의무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국민의 재산권과 거주이전의 자유 등 기본권 제한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나, 기본권 제한의 합헌성 판단기준인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라고 형평성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연구진은 “하와이와 같은 섬 지역은 제한적 자원과 면적을 사용하기에 과도한 이용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매우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제주 자연환경과 생태계서비스 이용을 위한 부담의 형평성을 높여 수익자부담의 원칙을 실현하고 제주 자연환경과 생태계의 적정한 관리를 위한 재원을 확보한다는 데 목적의 정당성이 있고 재원 조달 방법과 심사 등 수단의 적합성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관광세, 환경세(eco-tax), 도시세(city tax) 등 명칭을 불문하고 관광객과 숙박객 대상으로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비용 징수가 보편화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제주환경보전분담금 실행방안 마련 용역보고서를 오는 25일 제425회 제주도의회 임시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이 용역안을 바탕으로 제22대 국회가 출범하면 제주특별법 개정 등 입법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근 관광지 고물가 논란과 해외여행객 급증 등으로 제주를 찾는 내국인관광객 감소세가 뚜렷한 가운데 관광객 분담금이 관광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린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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