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택시기사에 “다리 만져달라”... 20대 성추행女, 실형 면한 이유는

순천지원,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선고

작년 5월 24일 오전 1시 30분쯤 전남 여수 학동에서 택시 조수석에 탄 여성 승객 A(왼쪽)씨가 택시 기사의 손을 자기 허벅지 쪽으로 끌어당기는 모습. /MBC

자신의 다리를 만져달라며 60대 남성 택시기사를 성추행한 20대 여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정희엽)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8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40시간, 2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함께 명했다.

A씨는 작년 5월 24일 오전 1시 30분쯤 전남 여수 학동에서 택시 조수석에 탑승해 차를 몰던 기사 B(64)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시 택시가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블랙박스를 꺼달라고 요구했다. 택시 기사는 블랙박스를 자신이 임의로 끌 수 없다며 거절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A씨는 자기 다리를 만져달라고 요구하며, B씨의 오른팔을 잡아당겨 자신의 허벅지로 끌어당긴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에게 “경찰에 신고 안 할 테니 걱정마라”, “나 꽃뱀 아니다” 등의 말을 건넨 것으로도 나타났다.

B씨는 사건 이후 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정 판사는 “피고인이 범죄 전력 없는 초범이고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가 성적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이런 행위를 했다고 보이고 그밖에 다른 목적이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피고인이 술에 취해있었다는 것을 긍정적인 요소로 참작하진 않았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