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성폭행 막다가 ‘11살 지능’ 영구장애…가해자는 “징역 50년 감형을”

김명일 기자 2024. 3. 1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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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A씨와 몸싸움을 하고 있는 C씨. /KBS 보도화면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뒤따라가 성폭행을 시도하고, 이를 말리던 남자친구를 살해하려 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1심 형이 너무 과하다”며 양형부당을 주장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고법 제1형사부(정성욱 부장판사)는 전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남성 A씨(29)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50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1심 재판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지만, 징역 50년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살인미수 혐의와 관련해 살해의 고의가 없었고 우발적이었다”며 “항소심 시점에서의 피해자 현재 건강 상태, 치료 경과, 향후 후유증 등을 살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A씨 측 요청에 따라 피해자의 현재 건강 상태와 치료 경과, 피해 회복 등과 관련해 양형조사를 하기로 했다.

A씨는 작년 5월 13일 오후 11시쯤 대구 북구의 한 원룸에서 당시 23살이던 여성 B씨를 흉기로 위협해 상해를 입히고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 등을 받고 구속기소됐다.

A씨는 원룸 주택가를 배회하다 혼자 건물에 들어가는 B씨를 따라가 원룸 안으로 침입했다. 건물 바깥에서 담배를 피던 B씨의 남자친구 C씨가 소란을 듣고 뒤따라 들어와 A씨를 막아서며 몸싸움을 벌였고, A씨는 흉기로 C씨의 몸을 수차례 찌른 뒤 달아났다. A씨는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다.

A씨는 범행당시 배달 기사 복장을 한 채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지나가던 B씨를 발견하고 뒤따라가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행으로 B씨는 손목의 신경이 손상됐고, C씨는 뇌 손상을 입어 사회연령이 11세 수준으로 떨어지는 영구적 장애를 얻었다.

1심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유기징역형으로는 최장기인 징역 50년을 선고했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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