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국자산신탁 불공정약관 시정권고 미이행 알고도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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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자산신탁의 불공정약관 시정권고 미이행 사실을 알고도 장기간 방치해 왔다는 의혹이 감사원 감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은 2018년 8월 공정위로부터 토지신탁계약 약관 13개 조항을 삭제·수정하라고 시정권고를 받고도 약 22개월 동안 이를 따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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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자산신탁의 불공정약관 시정권고 미이행 사실을 알고도 장기간 방치해 왔다는 의혹이 감사원 감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15일 이같은 공정위에 대한 국민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한국자산신탁이 공정위의 시정권고를 이행하지 않는데도 장기간 방치해 직무 유기를 하고 있다며 지난해 7월 342명의 명의로 감사가 청구된 데 따라 실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은 2018년 8월 공정위로부터 토지신탁계약 약관 13개 조항을 삭제·수정하라고 시정권고를 받고도 약 22개월 동안 이를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공정위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약관법상 공정위는 사업자가 시정권고를 정당한 사유 없이 따르지 않아 고객에게 피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현저할 경우 시정명령을 하도록 돼 있다.
알고 보니 시정권고의 이행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공정위 직원 A씨가 한국자산신탁의 '토지신탁계약 개정·수정안(이하 시정안)'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자산신탁의 약관 시정안에는 시정권고와 다르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신탁을 설정하는 '사해신탁' 취소 등 관련 면책조항이 삭제·수정되지 않고 그대로 기재돼 있었지만 A씨가 시정권고 대로 수정됐다고 임의로 판단했던 것이었다.
A씨는 오히려 2019년 7월 향후 계약체결 시 약관 시정안을 사용해야 하며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계약서 사본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상급자인 과장 결재를 받아 한국자산신탁 측에 보냈다.
이후 A씨는 한국자산신탁이 제출한 신탁계약서 사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불공정약관 조항이 시정되지 않고 사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윗선에 보고하지 않은 채 한국자산신탁에 전화를 걸어 약관 수정을 하도록 요구했을 뿐,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재차 확인하지 않았다.
A씨는 2020년 4월 다른 기관으로 파견되고도 후임자 B씨에게 이런 사실을 인수인계 하지 않았고, 민원 담당 동료 직원 C씨의 여러 차례 전화 문의에는 해당 사안이 종결됐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공정위는 2020년 11월 돼서야 민원을 통해 한국자산신탁의 시정권고 미이행 사실을 확인하고는 이듬해 1월 '직권인지 사건'으로 등록하고 같은 해 5월 서면으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 사이 한국자산신탁의 불공정약관 조항으로 체결된 계약은 총 10건에 달했다.
감사원은 "공정위의 불공정약관 시정권고 후 이행관리 소홀이 감사에 확인됐다"면서 공정거래위원장에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업무를 철저히 하고 A씨에 대해서는 현 소속 기관장에게 주의를 촉구하도록 통보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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