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유시진 대위' 등판 "그 어려운 걸 제가 자꾸 해결해냅니다"

이은지 2024. 3. 1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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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4년 03월 15일 (금)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국민권익위 국방보훈민원과 김문영 사무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귀빈 아나운서(이하 박귀빈) : 슬기로운 생활백서, 매주 금요일은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생활 속 놓치고 있는 권리를 찾아봅니다. 국민권익위에 국방·군사시설 갈등 전문 해결사가 있다고 하는데요. 현재 국방과 군사 분야의 국민 불편을 해소해 주는 업무를 맡고 있는데다가 특히 군(軍)과의 인연이 3대(代)에 걸쳐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 국민권익위 국방보훈민원과 김문영 사무관으로부터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무관님, 안녕하세요?

◆ 국민권익위 국방보훈민원과 김문영 사무관(이하 김문영) : 안녕하세요.

◇ 박귀빈 : 국방·군사시설 갈등 전문 해결사라는 별명이 어떻게 붙게 되었나요?

◆ 김문영 : 국방·군사시설 갈등 전문 해결사라는 별명이 붙게 된 이유는 함께 근무하는 조사관들이 볼 때 '저 민원은 해결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민원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군사시설 등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과 겪는 갈등과 관련한 민원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군 부대 이전, 훈련장 이전, 비행장 및 비상활주로 이전 또는 폐쇄,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등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안들은 국가안보, 군사작전, 군사보안 등과 연관되는 민감하고, 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자랑 같지만 제가 그 어려운걸 자꾸만 해냅니다. 자꾸만 해결하니까 국방·군사시설 갈등 전문 해결사라고 부르는 듯 합니다.

◇ 박귀빈 : 그간 국민권익위에 근무하시면서 많은 군 관련 업무들을 처리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몇 가지만 소개 부탁드립니다.

◆ 김문영 : 제가 지금까지 17년간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으로 근무하면서 약 2,100여건의 민원을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이중 21건은 약 3만명이 제기한 집단민원인데 이를 조정 해결하였습니다. 조정 해결한 사례중 기억에 남는 민원은 울진지역주민 7,607명이 '원전 인근에 위치한 죽변비상활주로를 폐쇄하거나 이전해 달라'는 민원인데요. 2016년에 1차 조정을 해서 해결했지만 정책의 변화로 인해 조정을 이행하는 것이 불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 다시 2차 조정을 통해 죽변비상활주로의 대체시설을 마련하고 폐쇄하기로 조정되면서 국정과제인 신한울 3,4호기의 건설도 가능하게 된 사례입니다. 또 1956년 간호장교로 임관해서 첫 외박을 나왔다가 부대로 복귀하던중 버스 화재로 사망한 홍모 여군 소위의 건이 기억나는데요. 사망한 소위의 병적에 사망원인이 변사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어렵게 관련 기록과 간호장교 동기분들의 진술을 확보하여 순직으로 인정할 것을 권고하였고, 결국 사망하신지 52년만에 순직으로 인정되면서 국립대전현충원에 위패가 봉안된 사례입니다.

◇ 박귀빈 : 21년간 장교로 근무했고, 더욱이 육군 헬기 조종사로 복무했다고 들었습니다. 전역하고 민간 조종사로 취업하면 보수나 대우가 더 좋았을 텐데 굳이 조사관의 길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 김문영 : 하늘을 날아다니는 조종사(pilot)보다 땅을 밟고 일하는 조정자(mediator)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과거 비행한 시간이 1,200시간입니다. 거리로 따지면 지구를 5바퀴 반을 비행한 겁니다. 이 정도면 하늘생활을 충분히 경험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국민권익위에서 민원업무를 처리하면서 21년간의 군 장기복무경력을 바탕으로 국민의 작은 소리도 크게 듣고, 민원현장을 다니며 해결방안을 찾고 하는 업무를 해보면서 '아 이게 내 적성에 딱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동의를 구하고 조종사가 아닌 조사관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박귀빈 : 군(軍)과의 인연이 아버지와 아들을 포함해 3대에 걸쳐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 김문영 : 아버지께서 24년간 부사관으로, 제가 21년간 장교로, 그리고 제 아들이 2년 6개월간 장교로 복무하였습니다. 올해 92세가 되신 아버지는 625전쟁 기간 육군에 입대하여 24년간 복무하고 상사로 전역하셨습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 대구의 향토사단에서 근무하셨는데 아버지께서 저를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고 부대 이발소에서 머리를 자른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머리를 잘랐던 바로 그 부대를 이후 제가 중위일때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이발소 건물이 창고로 남아 있었는데 옛날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21년간 복무하면서 육군항공 헬기조종사로 강원도 원주의 백호부대 항공대에서 약 5년간 근무하였습니다. 그런데 제 아들이 단기복무지만 육군 장교로 임관해서 백호부대 헌병대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신기하게도 백호부대 이발소에서 저와 아들이 머리를 잘랐던 거죠. 더더욱 신기한 사실은 지금 현재 저와 제 아들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는 겁니다.

◇ 박귀빈 : 사무관님이 생각하시는 권익위 조사관의 역할은 '이것이다'라고 정의를 내려주신다면?

◆ 김문영 :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의 주된 과업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일이 아닙니다. 국방부가 정책을 수립해서 집행하는데 100% 완벽할 수는 없고, 또 그 정책을 집행하는데 반대하는 국민들도 있을 겁니다. 국민권익위 조사관은 그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국민께서 민원을 신청하면 국민의 입장에서 잘 읽어 보고, 방안을 찾아봅니다. 안되면 왜 안되는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대안을 생각하고 그 대안을 설명해서 이해시키고 설득시킴으로써 국방부가 수립한 정책이 잘 집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귀빈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 김문영 : 제가 신규 조사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면서 하는 말이 있습니다. 30대에는 일을 배우고, 40대에는 배움을 바탕으로 일을 해결하고, 50대에는 후배들에게 업무의 노하우를 전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국방·군사시설 집단갈등 조정기법을 후배들에게 오롯이 다 전수하고 퇴직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는 국방·군사·보훈·병무 분야뿐만 아니라 생활에 불편함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국번 없이 110을 누르시면 무엇이던 상담할 수 있습니다. 또 국민권익위 조사관들은 항상 국민의 입장에서 듣고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도움을 드리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귀빈 : 국방·군사시설 관련 갈등 전문 해결사, 저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듣기만 해도 정말 든든합니다. 언제든지 국번 없이 110, 청취자 여러분들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국민권익위의 국방보훈민원과 김문영 사무관이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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