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바이든 반대 천명에도 US스틸 인수 의지 고수

김기성 2024. 3. 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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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할 미국 회사 없다"…블룸버그 "드문 개입 사례"
내달 미일 정상회담에 '암운'…미 기업, 입찰 재도전 시사
미국 펜실베이니아 클레어턴의 US스틸 공장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일본제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공개적인 반대 표명에도 141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US스틸 인수 거래를 옹호하며 인수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제철은 15일 성명을 통해 14억달러(1조9천억원)의 추가 투자와 적어도 2026년 9월까지 해고나 공장 폐쇄를 하지 않겠다는 이전의 제안을 반복하면서 거래를 완수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일본제철은 성명에서 "우리의 거래는 US스틸, 노조원들, 더 넓혀 미국의 철강산업과 국가안보에 분명하게 이점을 준다"며 "이러한 과제들과 함께 독점 금지 요구 사항을 충족할 다른 미국 철강 회사는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통해 "US스틸은 미국 철강 회사로 남아있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이 회사의 매각에 대한 반대를 공식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심사 중인 이번 거래에 관해 언급하지 않고 있었다.

블룸버그는 바이든이 인수를 막겠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성명이 CFIUS의 심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또 바이든의 성명은 선거 해가 아니었더라면 이번 거래는 정치적 관심을 덜 받았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드문 개입 사례라고 지적했다.

울프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팀나 태너스는 "바이든이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이 거래는 이제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 정부가 놀라운 선례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개입은 또한 주요 동맹국과의 관계를 뒤흔들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내달 10일 워싱턴에서 안보협력을 의제로 바이든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지만, US스틸 문제로 회의에 암운이 드리웠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의 언급을 알고 있지만 개별 기업 건에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쨌든 미일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라고 말했다.

미국 업체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US스틸과 일본제철 간 거래가 불발로 끝날 경우 재차 US스틸 인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US스틸은 이 회사의 이전 입찰에 퇴짜를 놓은 바 있다.

클리블랜드-클리프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로렌코 곤칼베스는 이날 비록 일본제철의 제안 가격보다는 훨씬 낮지만, 입찰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US스틸의 주가는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이번 거래의 미래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US스틸 주가는 이날 11%나 폭락했다가 곤칼베스 CEO의 발언 이후 손실 폭을 줄여 6.4% 떨어졌다. 주가는 이틀 동안 18% 하락했으며, 5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이날 종가 38달러는 일본제철이 제시한 주당 55달러에 크게 밑돈다.

곤칼베스 CEO는 이날 만일 기회가 주어진다면 30달러대 입찰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1901년 피츠버그에서 설립된 US스틸은 미국이 경제·군사 면에서 세계 초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한 상징적인 제조업체다.

조강량 세계 4위인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41억달러에 매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나 미국 내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의 반발과 노동계의 반대에 부딪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입장 표명은 대선 국면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상징적 기업이 외국에 넘어갈 경우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공격에 활용될 수도 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31일 노동자 단체 대표들과 면담 후 "우리는 철강산업을 살려냈는데, US스틸이 일본에 팔린다니 끔찍한 이야기"라면서 "즉각 저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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