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전쟁’ 시리아 분쟁 13년…인도적 위기 ‘사상 최고치’
시리아 내전이 발생한 지 15일(현지시간)로 13년을 맞았다. 오랜 기간 지속된 분쟁과 각종 재난이 겹치면서 시리아의 인도적 위기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 등에 시선이 쏠리며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지원의 손길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13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으로 전날까지 민간인 16만4000여 명을 포함해 50만7000여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년 동안 내전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도 전투원과 민간인을 포함해 총 4360명에 이른다.
장기화된 분쟁과 경제 침체, 코로나19와 콜레라 등 감염병, 여기에 더해 지난해 발생한 대지진까지 각종 재난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시리아 주민들은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지난 11일 유엔 인권이사회의 시리아 조사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전례 없는 인도주의적 위기”라며 “시리아인 90% 이상이 빈곤에 시달리고 경제는 추락했으며 불법적 행위가 증가하면서 군인과 민병대의 약탈을 부추기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시리아의 인도적 지원 필요 인구는 1670만명으로, 2011년 내전 발생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재 시리아 전체 인구의 90%가 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특히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인구의 44%는 아동으로 알려졌다. 유니세프는 시리아의 5세 미만 어린이 65만명 이상이 만성적인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아델 코드르 유니세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국장은 “시리아의 어린이들은 이미 분쟁으로 감당할 수 없는 대가를 치렀다”며 “교육, 식수 및 위생, 보건, 영양, 아동 및 사회 보호와 같은 필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복구하고 시리아의 어떤 어린이도 뒤처지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지속해서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리아의 보건 위기도 심각한 수준이다. 월드비전에 따르면 시리아 주요 의료 시설의 절반이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의료 인력이 크게 감소하면서 아동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다. 재정 부족으로 여성과 여아를 위한 안전한 공간이 폐쇄되면서 이들은 더욱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규모 7.8의 대지진 이후 어린이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 등으로 시리아 분쟁은 점점 더 잊혀지고 있다. 시리아와 인근 국가들에서 지내는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인도적 자금 지원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리아의 위기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 러시아, 이란, 튀르키예 등 외세의 경쟁적 개입과 복잡한 내부 당사자 간의 이해관계 탓으로 시리아 내전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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