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영상으로 즐기는 만화책 [OTT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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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대신 대충 비슷하게 생긴 닭강정 그리고 열린 마음을 준비물로 챙긴다면 '닭강정'이라는 영상만화책을 보다 유쾌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극본·연출 이병헌)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이 된 '최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최선만'(류승룡)과 민아를 짝사랑하는 인턴사원 '고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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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뇌 대신 대충 비슷하게 생긴 닭강정 그리고 열린 마음을 준비물로 챙긴다면 '닭강정'이라는 영상만화책을 보다 유쾌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극본·연출 이병헌)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이 된 '최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최선만'(류승룡)과 민아를 짝사랑하는 인턴사원 '고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영화 '극한직업'·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민아가 닭강정으로 변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닭강정이 네 딸이냐, 이 닭강정이 네 딸이냐.' 선만과 백중은 수많은 닭강정 중 민아를 찾고, 그 뒤엔 또 닭강정이 된 민아를 다시 사람으로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다 두 사람은 의문의 기계를 작동시켰을 때 사물이나 누군가의 이름을 외치면 그것으로 바꿔준는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하게 되고, 누군가가 의문에 기계에 들어가 민아의 이름을 외치면 민아가 돌아올 수 있을지 않을까란 가설을 세우게 된다. 다만 잘못된 방법으로 영영 민아를 되찾을 수 없게 되거나, 혹은 누군가의 희생이 뒤따라야 했기에 함부로 시도하진 못한다.
이후 기계를 만든 박사와 기계의 정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관련된 미스터리가 하나, 둘 드러난다. 이와 동시에 짝사랑하는 민아를 향한 그리움은 깊어져 결국 백중은 기계에 들어갈 결심을 하게 되고, 기계가 작동되는 순간 결연하게 외친다. "차은우!!!!!" 엉뚱하게도 자신과 또 다른 의미의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 이름이었다.
작품은 영상이지만 마치 만화를 보는 것만 같다는 느낌이 든다. 엉뚱한 백중을 관찰하며 대사로 모든 상황을 설명해주는 주변인들, 원작 캐릭터와 똑같이 홀로 원색의 옷을 입고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는 백중, 일상생활에서는 흔하게 쓰이지 않을 법한 컬러풀한 세트나 소품 등은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라 만화 요소에 가까워 보인다. 이러한 만화적 장치들 덕분에 만화(2D) 같은 상상력과 유머 코드가 현실(3D)로 옮겨오면서도 비현실성에 대한 거부감도 낮아진다.
사실적인 생활연기가 대중에게 익숙하고 선호한데, 다소 오버스러워 보이는 몸짓과 대사는 어찌 보면 연극이나 코미디 콩트처럼 동작이 큰 무대극을 보는 것도 같다. 영상으로 보려니 낯설다. 우스꽝스럽기도한 이들의 연기는 오히려 만화적 설정과 어우러져 보는 이들도 '닭강정'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그러면서 사실 논리를 따지기 보다 인간이 닭강정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설정과 대화 흐름도 자연스럽게 '만화적 허용'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원작 특유의 B급 코미디 감성과 이병헌 감독의 유쾌한 연출 그리고 이를 모두 소화해낸 배우 류승룡·안재홍의 코믹 시너지가 잘 묻어난 작품. 감독과 배우가 이전에 합을 맞춘 경험이 있는 탓인지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기시감도 있지만, 색다른 소재와 만화적인 연출이 신선함과 기꺼움을 더한다.
한편 '닭강정'은 오늘(15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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