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이게 뭘까 [TV보고서]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내 딸이 닭강정으로 변했다" 한줄만으로 대중을 갸우뚱하게 될 작품이 공개된다.

3월 1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최민아(김유정 분)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최선만(류승룡 분)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고백중(안재홍 분)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사실 '닭강정'은 원작의 소재부터 영상화는 모험이다. 신선하지만 대중적이지 않고, 만화같은 분위기는 영상으로 볼 때 어색하기 십상이다. 이병헌 감독조차 처음 이 소재를 두고 "이게 뭘까"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전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3회차까지는 역시 대중적으로 통하기 쉽지 않다는 감상을 준다.

노래하고 춤추며 출근하는 고백중의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은 드라마는 모든기계 임직원 최선만, 고백중, 직원(김남희 분)의 대화가 시작되며 한 편의 꽁트를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이는 이 드라마가 독특한 소재만큼 자신만의 스타일을 내내 선보이겠다는 선언과도 같은 출발이다.

'닭강정'은 일반적인 드라마의 문법이나 대사, 연기 스타일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배우들은 다소 연극적이고 과장된 표정과 말투로 말장난 같은 티키타카를 선보인다.

이야기의 전개 역시 종잡을 수 없다.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 닭강정이 된 최민아, 이에 충격을 받으면서도 닭강정을 애지중지하는 최선만과 고백중의 고군분투가 이야기의 주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이 의문의 기계를 연구하다 사라져버렸다는 박사 유인원(유승목 분)의 이야기, 다른 닭강정과 섞여버린 최민아 닭강정을 찾아내는데 동참하는 맛 칼럼니스트 홍차(정호연 분)와 그의 옛 연인 고백중의 과거 사연 등 일관되는듯 하면서도 중구난방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 포인트에서 웃음이 터지느냐, 당황하느냐에 따라 시청자의 감상은 확연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보다는 'B급 병맛 콘셉트의 시트콤'에 가까운 모습으로 대중성보다는 마니아들을 겨냥한 작품. 러닝타임은 회차당 30여분인 미드폼을 선택했다.

넷플릭스의 이전 작품들과 달리 시사회 후 리뷰 엠바고를 작품 공개 시점에 맞춘 것 역시 사전에 마니아틱한 면이 부각돼 흥행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최대한 막고 대중과 만나겠다는 선택으로 읽힌다. 가볍고 독특한 B급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추천, 아니라면 갸우뚱 할 수 있다.

뉴스엔 이민지 o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