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네카오 클라우드 전략… 네이버는 덩치 키우고, 카카오는 내실 다지기
매출 규모도 네이버 본사 5분의 1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직원 500여명 규모로 감소
비주력 서비스 버리고 클라우드 집중
네이버와 카카오의 클라우드 서비스 계열사인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클라우드를 넘어 서비스 분야를 확대해 덩치를 키우는 반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사업에만 집중하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란 인터넷을 통해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소프트웨어 등 컴퓨팅 자원과 서비스를 원격으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 네이버클라우드, 핵심사업 받고 사우디 사업 진두지휘
15일 국민연금공단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네이버클라우드 직원 수는 1929명으로 2년 전(약 900명)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임직원 증가로 기존 역삼오피스 외에 판교오피스까지 확장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지난해 매출은 1조132억원으로 네이버 별도기준 매출(5조5126억)의 5분의 1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는 네이버가 네이버클라우드를 집중해서 키운 영향이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파파고(기계번역), 웨일(웹브라우저), 웍스(기업용 협업툴) 등 기존 네이버 서비스와 사업부가 지난해 이관하면서 인력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내부 기술조직을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모아 시너지를 내고 글로벌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술 등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추세다.
이에 네이버가 생성형 AI 서비스를 위해 개발한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의 B2B 사업권을 네이버클라우드에 부여했다.
특히 네이버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등 5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1억달러(약 1330억) 규모의 디지털트윈 구축 사업을 수주한 이후 현재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도 도전하고 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정부가 서북부 사막 한가운데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건설 사업이다.
네이버는 생성형 AI·로봇·클라우드 등 기술력을 활용해 스마트 빌딩 건설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네이버의 향후 미래 먹거리가 달린 사우디 사업의 명운이 네이버클라우드 역량에 달린 상황이다.
◇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중심 조직으로 변모”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네이버클라우드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임직원 수가 537명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상반기(1200여명)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지난 2021년부터 계속된 적자와 투자유치 실패 등으로 지난해 7월부터 구조조정을 추진한 영향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022년에도 영업적자 1405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클라우드 서비스 중심 조직으로 변모해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확고한 사업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많은 인력을 채용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한다.
이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정체성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용 클라우드 플랫폼의 기존 서비스명을 ‘카카오 i 클라우드’에서 ‘카카오클라우드’로 변경했다. 최근 대외적으로도 카카오엔터프라이즈란 사명보다 서비스명인 카카오클라우드를 더 내세우고 있다.
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올해 1월 음성 AI 비서 헤이카카오, 업무 협업 도구 카카오워크, 챗봇 서비스 등 클라우드 부문을 제외한 비주력 IT솔루션 서비스를 정리했다. 이 서비스들을 묶어 KEP로 별도 물적분할하고, 지난 1일 카카오의 또 다른 계열사인 SI(시스템통합) 회사인 디케이테크에 넘겼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올해 카카오 계열사의 IT 인프라를 카카오 클라우드로 전환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아키에이지 워’ 일부 서버를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카카오클라우드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바 있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SaaS(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개발 지원 사업’에도 참여해 공공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올해 카카오 공동체는 물론 게임, 블록체인, 의료·바이오 분야에서 HPC(고성능컴퓨팅) 클라우드 수요가 클 것으로 보고 이 곳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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