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가 늦어진다..방송가 한층 높아진 '편성'의 벽

황소영 기자 2024. 3. 1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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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포스터들('원더풀 월드', '눈물의 여왕', '재벌X형사')
"편성 자체가 쉽지 않다."

요즘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서 가장 자주 오가는 말 중 하나다. 드라마 시장은 2024년 '기근'이 닥쳤다. 코로나19 시기 OTT 시리즈 붐이 일며 활발한 제작 투자가 이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올해 제작되는 드라마는 한 해 평균 150~200편에 절반도 못 미치는 70여 편이다. 더 심하게는 60여 편 수준이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한 해 평균 드라마 제작 3분의 1 수준인 상황에서 더욱 제작의 발목을 잡는 건 '편성'이다. 진짜 톱 A급 배우가 아닌 이상 방송사나 OTT에서 편성을 쉽게 내주지 않아 진땀을 흘리고 있다. 소위 A급 스타를 잡아둬도 제작비 조율 문제나 연출할 감독이 구해지지 않아 편성을 보류시켜 제작이 연기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미 다 찍어놓고 편성 표류 중인 작품은 20편 가까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A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요즘 배우들이 작품을 선정할 때 연출이나 작가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편성이다. 편성이 확정되지 않으면 쉽사리 출연을 결정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막판에 편성 때문에 출연이 불발된 작품도 많다"라고 전했다.

B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배우가 작품 제안을 받고 관심을 가지더라도 방송사나 OTT에서 해당 배우의 출연을 커트하거나 연출 교체 등의 요구를 할 때가 있다. 편성 자체가 어려우니 제작사는 그들의 요구에 따라 다시 세팅할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방송사도 적자 폭이 크다 보니 드라마 편성에 더욱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 시청률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작품 안에 한류 스타가 없을 경우 해외 판매가 저조해 적자 폭을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방송사들이 기존 드라마 방영 시간대에 드라마로 채우지 못하고 예능이나 교양 프로그램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제작비 단위 자체가 큰 드라마를 하면 할수록 마이너스가 되기에 이전보다 소극적인 자세로 관망하는 추세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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